'첫 타석 볼넷'에 담긴 이대호 '불방망이' 비결

  • 등록 2013-04-30 오전 10:10:55

    수정 2013-04-30 오전 10:49:40

이대호. 사진=SBSCNBC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빅 보이’ 이대호(31.오릭스)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9일 니혼햄전서 일본 진출 이후 첫 멀티홈런을 때려내며 개인 최다인 6타점을 쓸어담았다. 그의 활약에 힘 입은 오릭스는 5연패를 탈출할 수 있었다.

29일 현재 이대호의 기록은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다. 타율 3할9푼2리, 5홈런 23타점. 출루율은 4할5푼5리이며 장타율은 무려 6할3푼9리나 된다. OPS가 1.094나 치솟으며 단연 최강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스포츠 닛폰은 이런 이대호의 활약을 적응력에서 찾았다.

30일자 보도에서 이대호의 초구 타율 변화를 비중 있게 다뤘다. 지난해 초구 타격 성적은 타율 2할8푼, 2홈런이었다. 하지만 올시즌엔 5할7푼1리의 타율에 이미 2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2년차를 맞으며 상대에 대한 데이터를 단순한 숫자 뿐 아닌 몸으로 익힌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업그레이드 된 이대호를 단순히 ‘적극성’의 테두리에만 가둘 수는 없다. 상대의 수를 읽고 좋은 공은 초구부터 공략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한국에서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이대호가 예전 모습 보다 더 무서워진 건 가슴 속에서 그 이상의 무언가를 이뤄냈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초구 볼넷 경기 성적을 보면, 그의 무서움을 좀 더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 시절, 이대호와 상대를 가장 잘 했던 포수는 단연 SK 박경완이다. 2008년 부터 2011년까지 이대호의 평균 타율은 3할3푼이나 됐지만 SK전은 2할6푼에 그쳤다. 이대호의 천적인 정대현의 볼 배합을 이끈 것 역시 박경완이었다.

박경완은 이대호를 상대하는 가장 큰 무기가 ‘볼넷’이었다고 했다. 특히 첫 타석 볼넷을 잘 활용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박경완은 “이대호는 역대 어느 타자보다 적극적인 타자다.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필요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첫 타석 볼넷이었다”며 “첫 타석에서 걸어 나가면 치고 싶어하는 이대호의 성향이 더욱 강해졌다. 치려고 덤빌 수록 투수가 공략할 수 있는 곳도 늘어난다. 그런 심리를 잘 활용하면 이대호와 상대해서 이길 확률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시즌의 이대호는 이런 덫에도 좀처럼 걸려들지 않고 있다. 일본에 진출하며 확실히 다잡은 마음에 더욱 강한 참을 인(忍)자를 새겨 넣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지난해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었을 경우 2할9푼5리(44타수13안타)의 타율을 기록했다. 나름 잘 버텨낸 결과였다.

올해는 이 수치를 크게 뛰어 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16타수 8안타로 무려 5할 타율을 기록중이다. 상대 입장에선 이대호의 치고자 하는 욕심을 건드리는 전략을 써 봤자 오히려 더 크게 당하게 되는 것이다.

공을 때려서 성과를 거두는 모든 스포츠의 기본은 마음을 비우고 힘을 빼는 것이다. 마음을 비운다 함은 곧 의욕과 욕심을 구분해 내는 것을 뜻한다. 이대호는 올시즌의 맹타를 통해 자신이 어느 경지에 올라 있는지를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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