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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이런 날은 흔치 않을 거다. 한밤중 나무의 정령만 깨어 있을 듯한 공원에 사람들이 점점이 모여 폭죽을 터트린다. 그냥 한 번만도 아닌가 보다. 어둠이 퍼지는 황혼 무렵부터 여명이 찾아드는 새벽녘까지, 여기저기서 드문드문 이어졌다고 하니까.
맞다. 그날이다. 밤새 화약 터지는 소리를 내도, 번쩍이는 빛을 쏴도 양해가 되는 그날, 새해 첫날 말이다. 이날의 풍경이 아름다웠나, 낯설었던 건가. 작가 박진아(46)가 그 하룻밤의 기록을 화면에 꺼내 놨다. 연작으로 고리를 만든 ‘공원의 새밤’(Happy New Night·2019)이다.
다만 ‘공원의 새밤’에는 의미 하나가 더 붙은 듯하다. “우리 처한 위기를 극복하자”는 일종의 ‘의식’이라고 할까. 암흑에서 빛을 꺼내 어제와 오늘 혹은 오늘과 내일을 확실히 가르려는 시도.
6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34길 누크갤러리서 이제와 여는 2인전 ‘황혼에서 새벽까지’(From Dusk Till Dawn)에서 볼 수 있다. 리넨에 오일. 130×185㎝. 작가 소장. 누크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