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복 행장 ‘9년 장기 경영’ SC제일銀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최근 박종복(65·사진) 은행장의 3연임을 확정 짓고 장기적 안목으로 기존 경영 방침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박 행장은 1955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옛 제일은행에 입행해 40년 넘게 근무해 온 국내 정통 뱅커(Banker)다. 지난 2015년 1월 한국인 최초로 SC제일은행장에 오른 후 2018년 연임하고 지난달 다시 재연임에 성공하며 ‘행원 출신 3연임 은행장’ 신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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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박 행장은 사명 변경을 적극 추진해 ‘SC제일은행’ 브랜드를 정립하고 지속가능 경영 환경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옛 제일은행은 지난 2005년 영국 금융사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에 인수·합병(M&A)한 뒤 명칭을 십여 년 동안 SC제일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한국SC은행을 거쳐 다시 SC제일은행으로 바꿔왔다.
박 행장은 지난 40여년 간 SC제일은행(옛 제일은행)에서 PB사업부, 영업본부, 리테일금융총괄본부 헤드를 거친 ‘영업통’이다. 그는 2015년 은행장 취임 후 인력 효율성 제고를 위해 약 1000명의 임직원 특별 퇴직을 과감하게 단행했다. 이와 함께 그가 부행장 시절 은행권 최초로 도입한 은행원이 태블릿PC를 들고 어디든지 고객을 찾아가는 ‘모빌리티플랫폼(Mobility Platform)’을 강화하는 등 영업 채널 다변화와 프로세스 및 점포 개편, 리스크관리 강화 등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개선했다.
그 결과 2014년 말 당기순손실 646억원으로 적자에 시달리던 SC제일은행은 박 행장 취임 2년 만인 2016년 말 당기순이익 224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C제일은행의 순익은 올해 상반기 기준 1820억원으로, 이러한 추세라면 지난해 기록(3144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같은 기간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역시 1.47%에서 0.34%까지 빠르게 낮아지며 개선됐다.
SC제일은행의 미래 핵심 키워드는 ‘언제 어디서나 받을 수 있는 글로벌 자산관리서비스’다. 전통적 PB센터 위주의 상위 1%를 위한 자산관리(WM)에서 벗어나, 모든 소비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대상과 범주를 적극 넓힌다는 방침이다. 자산관리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각 영업점마다 PB RM(자산관리 전담직원)을 배치하고 있다.
또 SC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분야별 글로벌 전문가 초청 자산관리 포럼·세미나 수시 개최 등 글로벌 투자 및 집합투자 상품과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업투자금융(CIB) 강화 등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비(非)이자 부문 수익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내비추고 있다.
수장 교체하며 ‘예고된 변화’ 한국씨티銀
반면 한국씨티은행은 박진회 전 행장이 용퇴하고, 유명순 수석부행장이 차기 은행장으로 내정되면서 이미 적지 않은 체제 변화가 예고됐다. 최근 순익 감소 등 경영 악화로 은행장이 교체되는 만큼 수익률 개선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에서다.
유 내정자는 이화여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씨티은행에 입사해 현재까지 30년 넘게 근무해 온 국내 여성 뱅커(Banker)다. 그는 국책은행을 제외한 국내 시중은행 중 ‘첫 여성 은행장’의 타이틀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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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내정자는 이달 27일 이사회를 통해 신임 은행장으로 임명이 확정된 이후 본격 경영을 위한 돛을 올릴 예정이다. 한국씨티은행은 WM센터 중심 전문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유 내정자의 IB 전문성을 더해 기업금융을 강화할 전망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주력 사업 모델인 전문직·직장인 신용대출 등을 통한 이자 수익 확대와 함께 비이자 부문 수익 비중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