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고차시장 개방, '사이다' 장관의 '고구마' 행정

  • 등록 2022-01-17 오전 5:30:00

    수정 2022-01-17 오전 5:30:00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 여부가 결국 20대 대선 이후 결정된다. 그동안 사안을 손에 쥐고 눈치만 보던 중소벤처기업부는 소비자 후생과 완성차·중고차 업계 간 상생은 모두 놓친 채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오명을 벗지 못하게 됐다.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 시장. (사진=연합뉴스)
중고차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는 중고차 실태조사 보완 결과와 중고차 관련 이해관계자 의견 등을 종합해 오는 3월 추가 회의를 열고 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심의위는 오는 3월 9일 실시할 20대 대선 이후에 열릴 개연성이 매우 높다.

적합업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물론 심의위원회다. 하지만 이 절차에 돌입할 수 있도록 회의 개최를 요청해야 할 중기부는 3년 넘게 길목을 막아선 채 사안을 끌어왔다. 선거를 앞두고 ‘정책’이 아닌 ‘정치’를 했다는 날 선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중고차단체는 지난 2019년 2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그해 11월 자동차 판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이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규정대로라면 중기부는 동반위 의견을 받은 날부터 3~6개월 이내에 심의위원회가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하지만 중기부는 상생이라는 명목하에 절차를 3년가량 미뤄왔다.

이 과정에서 단계적 점유율 확대와 같은 중재안도 도출됐다. 중고차 시장의 완전 개방도, 전면 불허도 모두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 후생보다도 상생을 우선순위에 두고 양측 간 합의에만 몰두했던 중기부는 이 중재안마저도 관철하지 못했다. 결국 시간만 끌다 소비자 후생과 상생 어느 것도 얻어내지 못한 셈이다.

권칠승 장관은 중기부 안팎에서 ‘칠승 사이다’로 불린다. 코로나19와 다양한 규제 등으로 속이 답답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우려를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뚫어주겠다는 의미로 만든 별명이자 슬로건이다. 그러나 중고차 시장 개방에 임하는 태도는 속 시원한 사이다가 아닌, 소비자보다 이권 집단의 눈치만 보느라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답답한 고구마’와 같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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