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도 아리송한 낡은 외환제도…23년 만에 바뀐다

1999년 외국환거래법, '외화 유출 억제' 낡은 규제
신고제 폐지·증권사 일반송금 등 업무범위 확대 검토
5일 신외환법 제정 세미나…연말까지 기본방향 마련
  • 등록 2022-07-05 오전 5:30:01

    수정 2022-07-05 오전 5:30:01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기획재정부 외환제도과에는 날마다 30통이 넘는 전화가 울린다. 많을 때는 사무관 1명과 주무관 1명이 최대 50통의 전화를 응대하느라 야근을 하는 일도 숱하게 많다.

사진=연합뉴스
외환제도과에 문의가 빗발치는 건 외환거래업무와 관련해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거래체계는 1999년 외국환관리법이 외국환거래법으로 변경된 뒤 일부 개정만 있었을 뿐이다.

현재 외국환거래법은 기본적으로 외화가 국내 밖으로 유출되지 않게 하기 위해 자본 거래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외화 유출 억제’라는 기존의 낡은 목적을 위한 외국환거래법이 큰 틀에서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실제 거래를 하기 위한 확인 의무 등 외환거래 규제 체계가 까다로워 국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해 규정을 위반하는 사례가 잦은 것도 문제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환거래 업무를 담당하는 외환제도과에 접수된 국민신문고 민원 건수는 490건으로, 기재부에서 부동산 업무를 담당하는 재산세제과 다음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과 개인의 해외투자· 송금 수요가 늘고 외환거래 참가자와 수요도 증가했지만, 법체계는 과거에 머물러 있어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일반 국민뿐 아니라 기업이나 로펌, 은행조차 외환거래를 할 때 절차에 대해 기재부에 수 차례 문의를 해야 할 정도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무역액은 1조2596억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우리나라의 무역순위는 9년 만에 8위로 올라섰다. 자본시장 역시 꾸준히 선진화하고 있다. 1997년 기준 약 6억달러에 불과했던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일일 평균 주식거래대금은 지난해 239억달러(약 31조원)로 약 40배 커졌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의 무역규모와 자본시장 선진도를 갖춘 만큼 23년 만의 전면 개편을 통해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외환거래방식을 대폭 효율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신고 원칙인 자본거래 신고제를 단계적 또는 전면 폐지하는 등 획기적으로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은행 외에 증권사에 대해서도 일반 환전과 송금 등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재부는 5일 ‘신(新)외환법 제정방향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같은 외국환거래법 개편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 같은 논의를 거쳐 올해 연말까지 기본 방향을 마련하고 내년 중 법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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