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M&A 거의 반토막…막힌 혈 뚫어줄 첨병은

[하반기 M&A 시장 어디로]
상반기 체결 M&A 규모 11.9조원 기록
지난해 상반기 19.8조 대비 39% 감소
ESG·식음료·헬스케어 매물 출격 눈길
"스타트만 끊으면 활기는 시간 문제"
  • 등록 2022-07-06 오전 7:00:00

    수정 2022-07-06 오전 7:39:49

[이데일리 김연지 김성훈 기자]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 거래 규모가 전년 대비 4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를 자본시장도 피해 가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들어 대형 매물이 쏟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시장에서 거론되는 조 단위 M&A 딜은 약 10건에 달한다. 최근에는 8조원 넘는 몸값을 자랑하는 카카오모빌리티까지 M&A 대열에 합류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원매자와 매각 측 눈치싸움도 본격적인 막이 오를 전망이다. 조 단위 매물 인수 스타트를 누가 끊느냐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어떤 매물이 막혀 있는 혈을 뚫어줄지도 관심사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상반기 M&A 규모 11.9조…전년 대비 40%↓

5일 이데일리가 하나증권에 의뢰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1~6월) 체결된 기업 경영권 인수 거래액(잔금 납입 제외)은 11조990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19조8846억원의 거래 규모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39.7%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는 잡코리아와 이베이코리아 등 온라인 플랫폼이 시장 활기를 제공하며 전체 열기를 견인했다. 그러나 올해 투자 분위기가 꺾인 데에는 연초부터 인플레이션 우려로 각국이 급격한 금리인상에 나선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그간 유동성의 힘으로 올랐던 기업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예상 외로 길어지고 있고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봉쇄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부채질하기도 했다. 금리 뿐 아니라 주가는 급락하고 환율도 급등하는 등 자본시장 가격변수의 급변동으로 인한 불안감도 M&A 걸림돌로 작용했다.

대형 매물 등장…분위기 반전 이룰까

다만 하반기 들어 대형 매물이 속속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가장 빠른 속도로 전개 중인 딜은 폐기물 처리업체인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다. IMM인베스트먼트는 EMK 경영권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는데 종합환경기업를 비롯한 국내외 투자자들이 인수 의향을 드러냈다.

EMK는 지난 2010년 다나에너지솔루션과 신대한정유산업 등 전국 폐기물업체 6곳이 합쳐지며 설립한 기업이다. 지역 내 발생 폐기물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기와 폐열을 지역난방으로 공급해 수익을 거두고 있다.

EMK 인수 우선협상자는 이르면 이달 결정될 예정이다. 당초 시장에서 거론된 EMK의 예상 가격은 1조원 수준이었으나 신대한정유산업이 매각 대상에서 빠지면서 7000억원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활발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분야는 유통 업계다. 한국맥도날드와 버거킹, KFC, 맘스터치 등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가 속속 매물로 나오면서다. 맥도날드 미국 본사가 한국맥도날드 매각 작업에 나섰고,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도 버거킹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맘스터치 보유 지분(79%) 매각을 저울질하고 있다.

ESG·식음료·헬스케어·골프 딜 두각

헬스케어 딜에 대한 국내외 투자사들의 관심도 적지 않다. 특히 성장성 측면에서 식음료 매물보다 조 단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수월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심을 끄는 매물로는 치과용 의료장비 구강 스캐너 기업 메디트가 꼽힌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PEF 운용사 유니슨캐피탈은 최근 원매자를 대상으로 투자 설명서를 배포했다. 매각 대상은 유니슨캐피탈과 회사 임직원 등이 소유한 메디트 지분 100%다. 매각가만 최대 3조~4조원이 거론되는 매머드급 매물로 연내 거래를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기가 치솟은 골프 매물도 눈길을 끈다. 자본시장에 따르면 제주도 우리들리조트제주는 우리들CC 골프장과 유휴부지 매각을 위해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우선협상 대상자 물색에 나섰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가는 1500억~2000억원 수준이다.

아주IB투자(027360)는 삼정KPMG로 주관사로 선정하고 골프 용품 ODM 업체인 포시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아주IB투자가 보유 중인 포시즌 지분 80%다. 아주IB투자는 지난 2019년 포시즌에 108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70%를 인수했고,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카카오모빌리티도 등판…관건은 ‘미래 분위기’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도 M&A 시장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위해 MBK파트너스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카카오와 TPG컨소시엄, 칼라일 그룹 등이 보유한 모빌리티 주식 50.01% 이상이다. 기존 투자자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인정받은 회사의 기업가치만 약 8조5000억원 수준이다.

관건은 앞으로의 시장 분위기다. 빅딜 체결로 경기 침체를 상쇄할 분위기만 형성된다면 시장에 활기가 돌 것이란 설명이다. 결국 누가 스타트를 끊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좌우될 것이라는 얘기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드러난 실적 부진에도 매각 측이 여전히 높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부담스런 몸값에 원매자들이 서서히 부담을 드러내고 있다. 올 들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성장동력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현 상황에서는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맞물린 시점에서 조 단위 매물에 대한 부담감 어린 시선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며 “역대급으로 커져 버린 기업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인수전에 나설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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