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심판·빅데이터·NFT...신기술과 만나는 미래 프로야구[KBO리그 40주년③]

  • 등록 2022-07-29 오전 8:35:53

    수정 2022-07-29 오전 8:35:53

AI 활용한 로봇심판 운영 원리. 사진=KBO 제공
KBO가 로봇심판을 시험 운영하고 있다. 사진=KBO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40년의 프로야구는 어떨까? 지난 40년 동안 겪어온 변화와는 비교할 수 없는 혁명적인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야구와 테크놀로지의 결합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는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가 있다. 그래서 룰 개정 등 변화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야구를 외면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 떠나는 팬들을 붙잡기 위해서라도 변화는 절실하다.

새로운 야구의 핵심은 신기술과 결합이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대체불가토큰(NFT)이 야구와 만난다.

‘로봇 심판이 스트라이크-볼 판정’

과거 야구팬들은 심판이 명백한 오심을 하면 ‘차라리 로봇이 판정을 내리면 좋겠다’고 농담 삼아 말하곤 했다. 그게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빠르면 2024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 로봇 심판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프로야구도 메이저리그의 움직임에 발맞춰 비슷한 시기에 로봇 심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로봇 심판의 핵심은 스트라이크 볼 판정이다. 투수가 던지는 공의 궤적과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사람의 눈보다 기계가 더 정확할 것이라는 확신에서 출발했다.

로봇 심판을 구현하는 핵심은 AI이다. 우선 카메라 또는 레이더 기술을 이용해 공의 위치, 궤적을 파악한다. AI는 자동으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별해 심판에게 전달한다. 주심은 AI를 통해 전달되는 신호를 받고 최종적으로 판정을 내린다.

처음 로봇 심판을 실험했을 때는 AI가 공을 판정해 심판에게 전달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낙차 큰 변화구나 원바운드 공에는 오류를 일으키는 등 시행착오도 있었다. 수년간 실험과 개선을 거듭하면서 그런 문제점이 많이 사라졌다. 심판에게 전달되는 시간도 1초 이내로 크게 단축됐다.

선수들은 로봇 심판에 만족스러워한다. 판정의 일관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심판도 판정에 대해 선수와 얼굴을 붉힐 일이 없다. 로봇 심판에 명백한 오류가 생기면 그때 인간 심판이 나서면 된다.

로봇 심판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이미 축구의 VAR(비디오판독), 테니스의 호크아이 등 다른 종목에서 정확한 판정을 내리기 위한 보조 시스템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보수적인 스포츠인 야구에서 로봇 심판이 본격 도입된다면 이는 종목 역사를 통틀어 가장 혁신적인 변화가 될 전망이다.

명감독은 잊어라. 빅데이터가 우승 이끈다

‘데이터 야구’는 오늘날 프로야구의 가장 큰 화두다. 유행처럼 휘몰아치고 있다.

2020년 NC다이노스가 철저한 데이터 야구를 바탕으로 창단 9년 만에 첫 통합우승을 이뤘다. NC다이노스는 모기업 엔씨소프트의 데이터 기반 기술력을 활용해 2013년 야구전력분석시스템 ‘D-라커’를 구축했다. ‘D-라커’를 통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언제 어디서든 기록, 데이터, 영상 등 분석 자료를 활용했다.

키움히어로즈 역시 비싼 몸값의 FA 선수 하나 없이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중심에는 ‘데이터 야구’가 큰 몫을 차지한다. 단순히 타율, 홈런 같은 숫자 데이터를 넘어 선수의 컨디션, 움직임까지 데이터화해 경기 운영에 반영한다.

이들뿐 아니라 거의 모든 구단에서 데이터 야구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 감독, 코치를 선임할 때 얼마나 데이터 활용에 능하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 지 오래다.

영화 ‘머니볼’의 실제 주인공인 빌리 빈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야구 운영 부문 수석 부사장이 데이터를 팀 운영에 활용하기 시작했을 때 전통적인 야구인들은 그를 ‘미친 X’라고 불렀다. 이제는 빌리 빈의 방식마저 박물관 유물처럼 느껴질 정도로 야구의 데이터 활용은 방대해지고 첨단화됐다.

물론 ‘야구를 향한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는 전설적 왼손투수 톰 글래빈의 말처럼 사기, 동기부여 등 심리적 요소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데이터를 적절히 활용할 줄 모르고선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가 됐음에는 틀림없다.

NFT 통해 나만의 야구 즐긴다.

NFT는 복제 가능한 디지털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이를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기술을 말한다. 위·변조나 복제가 어렵고 디지털 정보에 고유한 값을 부여하기 때문에 새로운 디지털 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NFT 열풍은 프로야구에서도 뜨겁다.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두산베어스 주요 선수에 대한 NFT 선수카드를 발행했다. 전설적인 투수 박철순과 니퍼트를 컬래버레이션한 NFT 카드, 창단 40주년을 기념하는 NFT 카드 등도 선보였다.

KBO의 NFT 사업 공식 파트너로 선정된 두나무 컨소시엄은 NFT 발행 플랫폼인 ‘크볼렉트(KBOLLECT)’를 출시하고 프로야구 선수들의 ‘트레이딩 카드’를 NFT로 제작했다.

프로야구 NFT는 과거 유행했던 야구카드와도 비슷하다. NFT 거래소를 통해 사용자 간에 선수카드 거래가 가능하도록 해 수집가치를 높인다. 실물 선수카드를 서로 교환하거나 판매하는 것과 비슷하다. 수집한 선수 NFT를 갖고 나만의 팀을 꾸려 상대와 겨루는 ‘판타지 게임’ 등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직 스포츠에서 NFT는 낯설다. NFT 가치에 대한 거품 논란도 있다. 그럼에도 NFT가 스포츠에서 각광 받는 이유는 소재가 일반인에게 다가가기 쉽기 때문이다. 특정 선수나 종목을 좋아하는 팬에게는 취미나 수집 가치도 있다.

NFT 업계는 디지털 자산인 NFT와 함께 티켓, 굿즈 등 실물 상품을 연계하고, 팬덤을 위한 메타버스 공간을 마련하는 등 서비스 범위를 늘려가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NFT 보유자가 야구단 주주 개념으로 발전해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가상 공간의 커뮤니티가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NFT를 소유함으로써 팬과 선수단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야구 NFT의 등장은 미래 야구가 단지 야구장에서만 펼쳐지는 것이 아님을 뜻한다. 가상공간을 통해서도 나만의 야구를 즐기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NC다이노스가 활용했던 ‘D-라커’ 프로그램. 사진=NC다이노스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현역 선수를 대상으로 한 NFT 카드가 발행됐다. 사진=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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