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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29)이 짧은 휴식을 끝내고 골프채를 다시 들었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여행도 가지 못하고 집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는 정재은은 “덕분에 정말 제대로 쉬고 있다”며 하반기를 준비했다.
6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 골프장에서 만난 정재은은 3층 타석 끝에서 모자를 꾹 눌러쓴 채 쉬지 않고 클럽을 휘둘렀다. 짧은 아이언부터 긴 아이언, 하이브리드와 드라이버까지 클럽을 번갈아가며 2시간 넘게 땀을 쏟아냈다. 드라이버는 쭉 뻗어 나가 그물망을 때렸고, 아이언샷은 정확하게 타깃에 떨어지는 게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정재은은 “푹 쉬었더니 공이 더 잘 맞는 것 같다”면서 “상반기 막판 체력이 달려 힘들었었는데 이번 기회에 충분히 재충전에 성공한 것 같다”고 더 힘껏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쓴맛을 본 정재은은 지난겨울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기에 더 혹독하게 훈련하고 시즌을 맞았다. 그 덕분에 올해는 일본 진출 이후 가장 안정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상반기 15개 대회에 출전한 정재은은 세 번의 톱10을 거두며 상금랭킹 28위(1760만4300엔)에 이름을 올렸다.
6월 산토리 레이디스오픈은 상반기 가장 아쉬운 대회였다. 첫날 8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데뷔 이후 아직 우승이 없었기에 자신보다 주변에서 기대가 더 컸다. 정재은도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나 최종성적 35위의 아쉬움 성적표로 대회를 마쳤다. 정재은은 “솔직히 첫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면서 “스스로 생각해도 이상할 정도로 잘 된 경기였기에 큰 기대를 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날 경기 후 컨디션이 좋다고 경기가 다 잘 되는 것도 아니지만 나쁜 날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도 다시 알게 됐다”며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우승도 가능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을 다시 얻었다”고 실망하지 않았다.
정재은은 16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개인훈련을 소화한 뒤 17일 일본으로 떠나 센추리21 레이디스 토너먼트부터 하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정재은은 “다음에 돌아올 때는 꼭 좋은 소식을 들고 오겠다”며 더 힘차게 클럽을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