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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돈만 있어서는 안됩니다"…치열해지는 벤처 투자

신생 VC, 펀딩 해도 투자도 어려워
작년 말 기준 VC 165곳…4년새 37.5%↑
지난해 5곳 VC 라이선스 반납하고 문 닫아
"돈이 아니라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바뀌어"
  • 등록 2021-04-07 오전 3:00:00

    수정 2021-04-07 오전 3:00:08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벤처캐피탈(VC) 심사역 A씨는 당시 예비 유니콘 기업 중 하나로 거론된 B사에 투자하려고 했지만 결국 하지 못했다. 투자할 돈은 충분했다. 해당 기업체가 기관을 대상으로 투자금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하지만 B사가 대형 VC로만 투자를 받길 원하면서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벤처투자 업계에 유동성이 몰리면서 기업들이 VC 투자를 가려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투자하겠다는 곳이 늘면서 투자금 뿐만 아니라 후속투자 가능성, 회사의 명성, 네트워크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는 곳이 늘어난 것이다.
신규 벤처투자 규모 (단위=억원) (자료=한국벤처캐피탈협회)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창업투자 회사의 신규투자 규모는 4조3045억원으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울 정도다. 올해도 큰 이변이 없다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역대 최대로 편성한 예산 8000억원과 회수 재원을 합해 총 9000억원을 출자하고, 이를 기반으로 1조9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처럼 자금이 벤처투자 시장에 몰리다보니 벤처투자를 하겠다는 곳도 늘어났다. 벤처투자를 하는 주체는 중 한 곳인 창업투자회사 라이선스도 2016년 120곳에서 작년 말 165곳으로 37.5%나 늘었다.

돈은 유입되고 있고, 투자를 하겠다는 곳도 늘어나니 시장의 주도권이 자연스럽게 기업으로 넘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돈이 아니라 좋은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이라며 “VC의 진입 허들은 과거에 비해 낮아졌는데 투자하기에는 더 어려워 졌다”고 말했다.

VC에 대한 정보가 널리 퍼진 것도 한 몫한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스타트업은 창업 전부터 어떤 VC에 투자를 받고 성장 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놓는다”며 “창업자들끼리 교류 하면서 어떤 VC가 투자 이외의 사후 관리나 지원을 잘 해주는지 등을 조사하기 때문에 유망한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자를 가려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심사역들끼리 출신 학교와 지역, 친밀도를 중심으로 클럽딜(공동투자)을 구성하기 때문에 여기에 해당되지 못하는 사람들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생 VC의 경우 몇해를 못 넘기고 결국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작년에도 벤처캐피탈 5곳이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문을 닫았다. 펀딩이라는 큰 산을 넘어도, 유망한 기업에 투자할 수가 없으니 트랙 레코드를 쌓을 수 없고, 후속 벤처조합 펀딩이 어려워지는 악순환 구조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VC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후속 투자가 중요한데, 신생사에서 받으면 후속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낮아진다”며 “요즘 대형 VC들이 시리즈A 단계 이후 후속투자를 해주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더욱 신생 VC들의 투자는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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