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에 따른 IT 생산 타격은 예상보다 타격이 크지 않은 점도 재평가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는 3분기 추가 상승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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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연초 대비 이날 종가 기준 상승률을 보면 삼성전자 0.2%, SK하이닉스 3.2%, LG전자 8.1%, 삼성전기 1.7%, LG이노텍 4.4%로 모두 코스피 상승률 10.4%를 하회했다. LG디스플레이 정도만 29.4%로 벤치마크를 웃돌았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IT 종목이 지난해 말 이후 매크로 지표 호조에 순환적으로 좋았던 금융주, 운송, 화학 등 경기민감주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았다”며 “반도체 부족 이슈에 IT 생산 우려도 4개월 간 주가 횡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LG전자,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은 2분기도 실적 컨센서스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고 연간 최고 실적은 추가로 추정치가 상향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고부가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각 기업이 저수익 사업중단, 신성장 사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점을 짚었다. 신성장·경쟁력 확보 과정에 밸류에이션 상향으로 연결된다는 전망이다. 연간으로도 고수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개선되며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 중단 이후 가전(H&A)·TV(HE) 판매에 집중,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며 이익에 반영될 전망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프리미엄 입지를 확대하고 수익률도 개선될 것으로 봤다. 장기적으로는 전장(VS), BS(기업간거래) 부문에 투자를 집중하는 점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7일 종가 기준)는 4조4926억원이다. 연초 대비 22.0%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저수익 사업(HDI·PLP·무선충전모듈 등) 중단 이후 MLCC가 고용량 IT 분야에서 점유율을 확대, 전장 분야 진출로 성장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는 평이다.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공급 부족 심화로 고부가 영역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 삼성전자향 카메라모듈과 중국향 폴디드 카메라 비중 확대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삼성전기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2721억원이다. 연초 대비 10.3% 늘었다.
LG이노텍은 애플 내 프리미엄 카메라 모듈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한 가운데 기능 상향으로 평균공급단가가 상승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예상했다. 저수익 사업인(LED·HDI·ESL) 중단 이후 반도체 PCB 영역에서 점유율 증가로 높은 수익성을 창출해 IT 업종 내 저평가 기업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LG이노텍의 연간 영업이익은 9986억원이다. 연초 대비 23.0% 늘었다.
연초 이후 8만원 초반대에서 주가 횡보 중인 삼성전자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일 종가 기준 48조2325억원으로 1월 말 대비 4.5% 올랐다.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가 상승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더 큰 폭의 이익 추정치 추가 상향과 투자 등 새로운 변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공매도 부분재개(5월3일) 이후에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을 중심으로 타격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형 전기전자 종목은 대체로 공매도 대상인 코스피 200에 포함되는데 재개 첫 주(5월 3~7일) 1.5% 상승률을 기록, 중소형주 대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