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들의 친구 야구] 김병현 실패는 '피츠버그 인재'

  • 등록 2008-04-01 오전 10:02:54

    수정 2008-04-01 오전 10:04:06

[로스앤젤레스=이데일리 SPN 한들 통신원] 메이저리그는 세계 야구의 로마입니다. 길이요 법입니다. 적어도 한국 야구 종사자들과 팬들에겐 그렇습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다 로마인 것은 아닙니다.

이번 피츠버그의 김병현 영입과 방출 과정이 그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습니다.

피츠버그는 김병현을 데려오면서 구원 투수로 방점을 찍고 팀의 취약한 오른쪽 불펜진에 많은 보탬이 될 것이라며 영입 배경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불과 달포 만에 실패로 판명 났습니다. 피츠버그는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30만 달러의 위약금까지 지불했습니다.

피츠버그의 실패는 예고된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과거 데이터 해석의 오류와 정보력 부재에서 기인한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피츠버그의 ‘초짜’ 단장은 김병현의 영입 일성으로 마무리 투수로서의 성적을 들먹거렸습니다. 그러나 ‘마무리’ 김병현은 이미 흘러간 유행가였습니다.

기록상으로도 김병현은 2003년부터 불펜 투수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2006년엔 27경기를 모두 선발로만 등판했습니다. 이미 선발 투수로 변신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피츠버그 단장은 이미 유효기간이 한참 지난 ‘불펜 투수’ 김병현의 과거에만 집착했습니다.

김병현의 방출을 앞당기는데 톡톡히 촉매제가 된 (아프다는 이유로) 감독의 등판 지시를 불이행한 것도 따지고 보면 피츠버그가 자초한 측면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이미 김병현의 캐릭터가 독특하다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소문이 날 대로 나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내 던지게 하고 다시 빅 리그 경기에 등판시키는 것은 김병현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길들이기’였습니다.

등판을 못하겠다고 하자 ‘요놈 봐라’ 식으로 그날로 내친 것 자체가 바로 피츠버그 단장과 감독의 김병현에 대한 무지를 여지없이 드러낸 대목이었습니다. 물론 김병현도 자신을 그렇게 철저히 모르는 피츠버그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책임을 면할 길은 없습니다.

피츠버그의 김병현 영입 실패는 한마디로 명백한 인재(人災)였습니다. 그것은 요즘 메이저리그의 일부 젊은 단장들이 ‘현재의 인간적 요소’를 보지 못하고 ‘감정 없는 백색의 데이터’에만 천착하다가 범하곤 하는 또 하나의 결정판이라 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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