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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한 달간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남아공월드컵은 세계축구의 주된 흐름인 '수비축구'의 트렌드를 고스란히 이어갔다.
조별리그서부터 결승전까지 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 열린 64경기서 145골이 나와 경기당 평균 2.27골을 기록했다. '수비 월드컵'으로 불리며 악명을 떨친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평균 2.21골)에 이어 역대 2번째로 골이 적게 났다.
원인은 2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지지 않는 축구'가 세계축구의 주된 전략으로 자리잡은 이후 무실점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1990년대 들어 '많이 넣는 축구'보다 '적게 잃는 축구'가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각국 감독들 사이에서 수비 전술 개발이 유행처럼 번졌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압박축구다.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수비에 적극 가담하고, 상대 선수가 볼을 잡으면 주변 선수들이 에워싸 패스의 길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압박에 기반한 수비축구의 흐름은 월드컵 무대에서도 확인된다. 현재와 같은 32강 구도를 처음 시행한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에는 64경기서 총 171골이 터져 평균 2.67골을 기록했다.
그러던 것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평균 2.52골(총161골)로 감소했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2.30골(총147골)로 더욱 내려앉았다. 남아공에서는 2.27골에 그쳤으니 4개 대회 연속 내리막길을 걸은 셈이다.
세계축구의 상향 평준화 현상도 수비축구가 득세하는 원인으로 손꼽힌다. 강팀과 약팀의 실력 격차가 꾸준히 좁혀지다보니 모든 팀들이 더욱 신중해졌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 최약체 중 한 팀으로 손꼽힌 뉴질랜드가 슬로바키아, 이탈리아, 파라과이 등 만만찮은 상대들과 치른 조별리그서 무패(3무)를 기록한 것이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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