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0만원짜리 '아동용 패딩' 불티…없어서 못 판다

아웃도어부터 펜디·버버리 등 일부 품절
SPA·대형마트 제품 값보다 5~7배 비싸
퍼만 수십만원..일반 성인용 가격과 맘먹어
  • 등록 2014-11-20 오전 6:00:00

    수정 2014-11-20 오전 6:00:00

지난 14일 찾은 갤러리아백화점 캐나다구스 매장에 유아동용 패딩 제품이 전시돼 있다. 70만원대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이즈 제품은 이미 동났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고객님 원하시는 사이즈는 이미 다 팔렸네요. 재입고 계획이 없어 내년까지 기다리셔야 합니다.”

섀르반 56만8000원, 캐나다구스 70만~150만원선, 몽클레르 100만~300만원대, 버버리·펜디 패딩도 60만~200만원대에 달한다. 성인 의류 얘기가 아니다. 아동용 패딩이 일반 성인 옷 가격과 맘 먹는 수준이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명 ‘패딩계의 샤넬’로 불리는 몽클레르 일부 아동용 제품은 일찌감치 판매가 끝났다. 6~10세 인기 사이즈는 물량이 없어 못 팔 정도다.

압구정 현대백화점 지하1층 펜디 키즈 매장. 보이는 퍼 패딩 아동 제품은 120만원대다.
갤러리아·현대·신세계, 강남권 백화점 가보니=고가 패딩 열풍이 아동용 제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발단의 불씨는 엉뚱한 곳에서 댕겼다. 지난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손녀가 몽클레르 패딩을 입고 있는 것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입소문을 탔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 강남지역 일부 부유층 소비에 그치는 듯 했다.

최근엔 너도나도 찾는 분위기다. 성인과 10대 청소년에게서 먼저 인기를 끌더니, 1~2년새 4~12세의 유아용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실제로 지난 14일 찾은 강남 상권의 갤러리아·현대·신세계 3사 백화점의 수입의류 매장은 평일 대낮인데도 패딩점퍼를 구입하려는 손님들로 붐볐다. 100만원을 호가하지만 제품을 구경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캐나다구스 일부 제품은 이미 다 팔렸고 몽클레르는 인기 사이즈가 품절돼 구하기 어려웠다.

몽클레르를 국내 수입·판매 중인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측은 “인기 있는 일부 제품의 경우는 9~10월에 이미 완판됐다”며 “대부분의 제품의 판매율이 평균 60~70%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몽클레르의 경우 7~14세 여아용 패딩 아리우스가 187만원, 2~6세용 레지널드는137만원, 12~24개월용인 나오미는 123만원에 달한다.

몽클레르 인기 제품 중 137만원짜리 레지널드(왼쪽부터), 7~14세 여아용 패딩 아리우스(187만원), 123만원짜리 나오미 패딩.
압구정 현대백화점 상황도 비슷했다. 이 백화점은 현재 시즌오프 세일 행사를 진행 중이지만 펜디키즈는 세일에서 제외됐다. 할인을 하지 않아도 잘 팔리기 때문이다. 127만원짜리 퍼트리밍패딩은 한 벌밖에 남지 않았다. 바로 옆 버버리키즈 매장도 “인기 사이즈는 다른 매장에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며 “패딩 매출이 2배 넘게 늘었다”고 귀띔했다.

60만원대의 아웃도어 패딩도 잘 팔렸다. 아동전용 아웃도어 브랜드 섀르반은 신제품 북극곰 다운(56만8000원)을 포함한 겨울 점퍼류를 지난달 말 선보인 후 2주만에 10% 이상의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블랙야크 키즈 관계자는 “딸바보, 아들바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아이에 대한 사랑이 패션에 대한 욕심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면서 “캠핑 문화 확산 등도 아웃도어 아동 패딩의 인기 요인이다”고 분석했다.

버버리 키즈 매장에 진열된 아동용 패딩. 이 제품은 후드에 퍼(털)가 없어 그나마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60만원대다.
‘큰손’ 조부모, 등골 휘네=“내 손주는 특별하다.” 일반 제·조직매형 의류(SPA) 패딩과 대형마트에서 내놓은 패딩 제품보다 5~7배 비싸지만 고가 아동 패딩을 사는데 주저함이 없다. 주 수요층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인 조부모다. 경기불황 속에서도 ‘내 손주를 위한 소비’는 매년 늘어난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고가 아동류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지갑에서 나온다”면서 “맞벌이 증가와 저출산 추세로 바쁜 엄마를 대신해 손자·손녀를 극진히 챙기는 조부모가 이젠 유아동 업계 주 수요층”이라고 말했다.

B백화점의 최근 3년간 50~60대 이상 기혼자 유아동 매출 추이를 보면 2011년 14.6%, 2012년 15.1%, 2013년 15.5%로 꾸준히 늘고 있다.

아이에게까지 번지는 명품 선호현상을 놓고 일부 학무보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8살 아이를 둔 강모(45)씨는 “어른들의 과시욕이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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