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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첩첩이 겹친 산세인 듯도 하고, 거센 바람에 밀어닥치는 바다의 파도 행렬인 듯도 하다. 아련하고 아득하며 깊고 은은하다. 캔버스에 올린 물감이 마치 한지에 올린 수묵인 양 고고한 자태를 뿜어내는 이 작업은 작가 한홍수(62)의 붓끝이 만든 것이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작가는 ‘결의 화가’라 불린다. 흔히 인위적으로 쌓아올린 레이어라 부르는 ‘층’이 아니라 물감이 닿는 바닥의 성질에 따라 흘러가게 둔 ‘결’을 담아내는 건데. 특별한 것은 부피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무중력 질감’을 가능케 한 기법이다.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토포하우스서 여는 개인전 ‘결’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227.3×181.8㎝. 작가 소장. 토포하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