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수십번 칠해 만든 평면TV 같은 화면"…한홍수 '결 1'

2021년 작
인위적으로 쌓아 올린 레이어 '층' 아닌
바탕에 따라 흘러가게 놔둔 '결'을 실어
수묵화인 듯 부피감 없는 ‘무중력 질감’
  • 등록 2021-04-07 오전 3:30:00

    수정 2021-04-07 오전 3:30:00

한홍수 ‘결 1’(사진=토포하우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첩첩이 겹친 산세인 듯도 하고, 거센 바람에 밀어닥치는 바다의 파도 행렬인 듯도 하다. 아련하고 아득하며 깊고 은은하다. 캔버스에 올린 물감이 마치 한지에 올린 수묵인 양 고고한 자태를 뿜어내는 이 작업은 작가 한홍수(62)의 붓끝이 만든 것이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작가는 ‘결의 화가’라 불린다. 흔히 인위적으로 쌓아올린 레이어라 부르는 ‘층’이 아니라 물감이 닿는 바닥의 성질에 따라 흘러가게 둔 ‘결’을 담아내는 건데. 특별한 것은 부피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무중력 질감’을 가능케 한 기법이다.

30년 전 프랑스로 건너간 작가는 거리의 초상화가로 전전하다 어느 날 그림을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떠올린 스승은 독일 표현주의의 거장인 A R 펭크.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 들어갔고, 2년 반 동안 국경을 넘어다니는 그 일을 해냈다.

결국 스승의 경지를 뛰어넘은 건가. 작가의 말마따나 “부드러운 붓으로 수십 번 칠해 다져낸 평면TV 같은 화면”이 만들어졌다. 길이 230㎝, 안온한 추상의 세상으로 펼쳐낸 ‘결 1’(2021)이다. 바람결이든 물결이든 숨결이든 이젠 뭐든 상관없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토포하우스서 여는 개인전 ‘결’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227.3×181.8㎝. 작가 소장. 토포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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