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권영세 "윤석열, 결심 서면 국민의힘 올 것…과거 연연 말아야"

국민의힘 4선 권영세, 차기 당권 도전 저울질
"새 지도부, 대선 과정 잘 관리해 정권 창출해야"
"집단지도체제가 민주적이고 정의로워"
"윤석열, 결심 서면 국민의힘 올 것…홍준표도 이젠 받아들여야"
  • 등록 2021-05-04 오전 5:00:00

    수정 2021-05-04 오전 5:00:00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은 개인적 결단에 달렸습니다. 본인이 결심이 서게 된다면 국민의힘으로 올 거라고 봅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국민의힘 4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은 지난달 2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어떤 방식으로 올지는, 서로 협조할 부분이 무엇이 있는지 공식·비공식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당내에서 비교적 계파색이 옅고 중도·실용 노선을 유지한다는 평가를 받는 권 의원은 차기 당 대표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이번에 선출될 당 대표는 내년 3월 대선까지 당을 이끌며 대권 주자 경선을 관리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권 의원은 “새 지도부는 대선 과정을 잘 관리해서 정권 창출을 해야 한다. 과정만 관리를 잘 해야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을 매력적인 정당으로도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정당이 되기 위해선 당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의 개혁 방안으로는 집단지도체제 확립, 정책 정당으로의 변화 등을 꼽았다. 그는 “집단지도체제에서는 보통 협의 이상의 합의가 필요한 만큼, 민주적이고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에 맞다”며 “정책 부분을 강화해 하나하나 대안을 내는 정책 야당이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차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권 의원은 “‘원칙적으로 방향을 제대로 잡아나가고 있구나’라는 모습을 국민에 보여줄 때만이 우리 당에 대한 지지가 있을 것이고, 그 지지를 바탕으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당이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민 신뢰를 회복한다면, 머지않아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전 총장은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압도적으로 야권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합류 여부는 정치권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누군가의 권유로 하는 게 아니라 개인적 결단으로 (입당을) 하는 것이다. 본인이 결심이 서게 된다면 우리 당으로 올 것이라고 본다”면서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만들어내기 위해, 우파적 사고 방식을 가졌고 공정과 정의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의 관점에서 차기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과거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단언했다. 윤 전 총장이 ‘이명박·박근혜 전임 대통령을 구속한 인물’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야권의 재집권을 위해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에도 찬성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다음은 “당내에서 논란이 많고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 그래도 당이 우파 전체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려면 이젠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다음은 권 의원과의 일문일답.

-이번 재보선에서 서울과 부산 모두 압승을 기록했다. 당내 분위기와 향후 대선 정국에서 미칠 영향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우리 당은 참패를 당했다. 그 뒤에 당 지지율에서도 여당에 획기적으로 역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당 분위기가 쳐져 있었는데, 갑자기 보궐선거가 생겼다. 서울은 전통적으로 어려운 지역이다보니 3번에 걸쳐서 박원순 전 시장에 패했다. 아무리 여당에서 터무니없는 일로 생긴 선거라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정부·여당이 재난지원금 등 금품 공세를 해댔는데 잘 되겠는가. 이번에도 패배하면 가뜩이나 침체된 분위기가 더 가라앉고, 야권의 대선 후보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대선 플랫폼 기능조차 상실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에서 모두 이기며 자신감이 생겼다. 물론 우리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니다. 국민이 우리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준 거다. 그걸 명심해야 한다. 약간 당이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는데, 방심과 오만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

-이번 전당대회 출마를 고려하는 이유는.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일정 중 가장 중요한 게 대선이다. 대선 승리를 위해 새 지도부가 막중한 역할을 해야 한다. 새 지도부는 대선 과정을 잘 관리해서 정권 창출을 해야 한다. 과정만 관리를 잘 해야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을 매력적인 정당으로도 만들어야 한다. 국민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정당이 되기 위해선 당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나는 지난 3번의 대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봤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나의 큰 자산이다.

다만 우리 당이 개혁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많지 않다. 당 대표가 대선 전에 당의 개혁을 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야 150일 정도다. 어느 정도 방향만 잡을 수 있다고 본다. 그래도 ‘원칙적으로 방향을 제대로 잡아나가고 있구나’라는 모습을 보여줄 때만이 우리 당에 대한 지지가 있을 것이고, 그 지지를 바탕으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강력한 경쟁자는 누구인가. 초선 의원도 나서며 분위기가 뜨겁다.

△소장파 인물이 나오는 부분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 초선이 새로운 시각으로 당에 변화를 주겠다며 나서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초·재선 의원들이 중진 의원들에만 당을 맡겨놓고 변화를 바라는 정당은 건강한 정당이 아니다. 내가 재선 의원 시절이던 2006년 당시 강재섭·이재오 ‘양강’ 전당대회를 할 때에도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와 함께 소장파들이 경선을 통해 당 대표에 도전했다. 그런 게 당의 건강한 모습이다.

지난 21대 총선 이후 처음으로 최고 지도부가 당 자체적으로 구성되는 게 아닌가. 여러 움직임이 있는 건 당연하다 본다. 지도부 구성에 아무도 나서지 않는 모습이 더 좋지 않다. ‘아사리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던데, 경쟁하는 행태나 들고 나온 주장이 구태라면 비판해야 하겠지만 여러 사람들이 당을 책임지겠다고 나서겠다는 걸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을 평가한다면.

△모든 지도자들이 공과 과가 있다. 공적에 있어선, 기본소득 화두를 던지고 5·18 민주화 묘역을 찾아 사죄하고 당내 청년당을 만들어 우리 당이 수구 이미지를 벗는 데 기여한 부분이 있다. 아울러 전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사과한 부분도 매우 인정할만하다. 그러나 비대위원장을 마치고 당을 나가서 고언 수준을 넘는 강한 비판을 하는 것은 유감이다.

-전임 대통령 사면론, 탄핵 부정론이 나오고 있다.

△탄핵에 찬성 혹은 반대의 생각을 가진 의원들은 있겠지만, 우리 당과 나라를 위해서 어쨌든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종결된 부분을 다시 꺼내는 건 적절치 않다. 역사의 문제로 넘겨야 한다. 그 점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이 탄핵을 사과한 부분은 역사의 문제로 넘겨놓는 마침표로 생각해야 했는데, 최근에 다시 그 문제가 언급된 건 유감이다. 사면론에 대해서는, 건강도 안 좋고 나이도 연로한 이들을 계속해서 가둬둔다는 건 적절치 않다. 사면이 옳다고 보는데 그건 정부나 대통령에 구걸할 일 아니고 대통령이 판단해야 할 일이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야권의 정권 창출을 위해 꼭 필요한가.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한 합당은 필요하다. 2017년 대선에서 우파 후보들의 득표율을 합치면 문재인 대통령보다 앞섰음에도, 결국 문 대통령이 당선됐다. 물론 합당만 하면 다 된다는 건 아니다. 당의 개혁이나 대선과정 관리를 잘 해야 한다. 합당은 필요조건이다. 일각에서는 합당보다 자강을 먼저 해야 한다 말도 나오고, 합당이 곧 자강이란 말도 있는데 합당과 자강을 분리할 필요 없이 우파 분열을 봉합하고 개혁을 같이 이뤄내는 게 필요하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당의 지도체제로 ‘단일체제’와 ‘집단체제’ 중 어떤 방향이 맞다고 보나.

△집단지도체제가 옳다고 본다. 단일지도체제는 일방적이다. 물론 집단지도체제에서는 초·재선 의원들이 합류하기 쉽지 않고 중진 의원들의 ‘판’이 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지금 초·재선들이 적극적으로 당 지도부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 집단지도체제를 했을 때 중진들 판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은 없어질 듯 하다. 집단지도체제에서는 보통 협의 이상의 합의가 필요한 만큼, 민주적이고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에 맞지 않겠나.

-차기 지도부의 세대교체 필요성이 언급된다. 서병수·정진석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세대 교체라는 것도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중요한 건 세대 간 조화다. 차기 지도부는 대선을 관리해야 하는 지도부다. 세대교체 보다는 세대 간 조화, 즉 경험 있는 인물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인물이 조화가 되는 지도부가 돼야 한다. 세대를 완전히 교체하기엔 적절하지 않은 시기다.

-차기 지도부는 이전 지도부와 어떤 차별점을 보여줘야 하나.

△지난 김종인 비대위에서의 좋은 역할을 계승하고 청년당을 발전시키며 지도체제 변화나 당의 체질 변화에도 더 노력해야 한다. 지난 시기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우리 당이 참패를 당했으면 형식적이라도 혁신위나 쇄신위를 세워서 당을 바꿀 부분을 고민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없었다. 대선을 눈앞에 둔 시기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선 어느 부분을 쇄신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당이 혁신해야 할 부분을 비롯해, 우리 사회의 모든 면을 공정하게 반영할 수 있는 지도체제가 무엇인지 말이다.

정책 부분도 강화해야 한다. 특히 2030세대들이 정치권을 향한 요구가 많다. 그런 부분을 잘 담아낼 청년당을 발전시키고 청년 소통 채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체 이 나라에서 정책이 무엇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부동산 정책도 25번이 되도록 오락가락 하고, 경제 부문에서도 소득주도성장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백신정책까지 모든 게 문제다. 하나하나 대안을 내는 그런 정책 야당이 될 필요가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오세훈 시장이 선택됐다. 국민이 우리 당을 대선 플랫폼으로 인정해준 셈이다. 노력만 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머지않아 우리 플랫폼으로 올라올 거라고 본다. 다음은 홍준표 의원인데, 당내 논란이 많고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 그래도 당이 우파 전체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려면 이젠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닌가.

-윤 전 총장은 결국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게 될까. 전임 대통령들의 구속에 책임이 있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표 주자가 될 수 있을까.

△누군가의 권유로 하는 게 아니라 개인적 결단으로 (입당을) 하는 것이다. 본인이 결심이 서게 된다면 우리 당으로 올 거라고 본다. 어떤 방식으로 올지는, 서로 협조할 부분이 무엇이 있는지 공식·비공식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우리 지지자 중에는 우파이지만 탄핵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이 다 있다. 다만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만들어내기 위해, 우파적 사고 방식을 가졌고 공정과 정의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의 관점에서 차기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과거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상임위원장 재분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국회에서 여러 가지 절차 및 권한들이 법에 의해 정해진 것이 있고 관례에 의해 확립된 게 있다. 법사위원장은 제1야당에 가고, 상임위원장은 의석 수에 의해 배분했던 게 관행이다. 야당이 받아야 할 몫을 당연히 받는 게 정의이다. 여당이 거대 의석을 바탕으로 오만하게 밀어붙이고 관행을 무시했는데, 정의에 맞게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 다만 우리가 구걸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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