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 0점에도 성과급 받는 LH…배점 작아 영향 미미한 탓

[공직사회 기강 해이] LH 성과급 대상 분류 논란
윤리경영, 한 평가항목에 불과…다른평가 영향 없어
윤리경영 배점 상향 개편 추진…3점→6점 확대 전망
단순 배점 상향만으로 LH 성과급 논란 재연 가능성
전문가 "윤리 기준점 넘은 경우에만 다른 평가해야"
  • 등록 2021-06-28 오전 5:00:00

    수정 2021-06-28 오전 5:00:00

지난 4월 서울 강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LH 해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한광범 기자]땅투기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기획재정부의 2020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종합등급 D(미흡)를 받아 전년도 A등급에서 세 단계 추락했다.

하지만 경영관리에서 C(보통)등급을 받아 성과급 지급 대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임원들에 대해선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고, 직원들에 대해서도 경찰수사 결과 전까지 지급을 보류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성과급은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지급한다. 종합평가뿐 아니라 경영관리, 주요사업 각 범주에서 C 이상을 받은 경우에도 성과급 대상이 된다. 경영평가 종합평가에서 D나 E(아주미흡)을 받은 21개 공공기관 중 LH를 포함한 10개 기관이 성과급 대상에 포함됐다.

공기업 경영평가 배점은 100점 만점에 △경영관리(55점) △주요사업(45점) 범주로 구분된다. 경영관리 범주는 세부적으로 △경영전략 및 리더십(6점) △사회적 가치구현(24점) △업무효율(5점) △조직·인사·재무관리(7점) △보수 및 복리후생관리(8.5점) △혁신과 소통(4.5점)으로 나뉜다. LH가 E등급을 받은 윤리경영은 사회적 가치 구현 평가항목 중 하나로서 배점이 3점에 불과하다.

LH는 윤리경영에서 E를 받았지만 계량화한 지표를 포함해 평가하는 다른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전체 경영관리 평가에서 C를 받았다. 전체 경영관리 배점 55점 중 비계량과 계량 배점은 각각 35.5점, 19.5점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계량 지표의 경우 객관적 수치를 통해서 평가한다”며 “LH가 자본생산성, 노동생산성 부분에서 성과가 좋았고 일자리 창출 실적도 좋아 일부 계량 지표가 양호하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비계량 지표에서도 윤리경영에서 최하등급을 받았지만 다른 항목은 별개로 평가한다. 한 관계자는 “가령 비계량 지표인 리더십의 경우 윤리경영을 이끌지 못했다는 부분은 낮게 평가되지만, 사업 리더십 등도 함께 평가하도록 돼 있다”며 “윤리경영 측면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모든 배점을 최하등급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LH 사태로 윤리경영 배점을 높이는 방식으로 경영평가 제도 개선을 준비 중이다. 현재 3점인 윤리경영 배점을 현재의 2배 수준인 6점으로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LH와 같은 조직적인 비윤리적 경영 형태를 뜯어고치기 위해서라도 윤리경영 점수가 단순히 하나의 평가지표에 그치는 현재의 경영평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만약 사기업에서 LH 사태가 발생했다면 그 기업의 생존자체가 위태로운 지경이 됐을 것이다. 비윤리적 기업에 대한 경영평가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라며 “공공기관 평가에서도 윤리경영을 단순 배점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으로 충족시켜야 하는 선제조건으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정부는 LH에 대한 세부적인 경영평가 보고서는 오는 9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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