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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걸음질' 플랫폼금융…업체는 밥그릇싸움, 당국은 눈치보기

[진격의 플랫폼, 혁신과 공정사이]④핀테크
대환대출 플랫폼 은행 반발로 결국 무기한 연기
핀테크에 편향된 '규제완화' 금융사 불만 누적
핀테크 업계 "글로벌 트렌드" 피할 수 없는 대세
  • 등록 2021-09-03 오전 5:30:00

    수정 2021-09-03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일 ‘대환대출 서비스’를 재검토하겠다는 의견을 공식화했다. 약 한달 뒤인 10월24일이면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던 대환대출(휴대폰 모바일 대출 상품 갈아타기) 서비스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발의된 전자금융업법 개정안은 아직도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개정안은 쿠팡페이나 네이버페이 같은 핀테크 업체들이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등록을 하면 간편결제나 송금 서비스 외에도 계좌발급, 계좌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지만, 기존 금융권의 반대 및 금융당국간 마찰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의 금융 생활이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제도가 시장을 쫓아가지 못하면서 변화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존 금융권과 모바일 플랫폼 업체들과의 주도권 다툼으로 ‘소비자 편익’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 새 서비스들이 출범도 못하는 사례가 빚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금융권 눈치만 볼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신 사업 확대를 위해 용기 있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핀테크·금융사, 불꽃 튀는 주도권 싸움

10월24일부터 서비스 출시 예정이던 ‘대환대출 플랫폼’(대출 갈아타기) 연기가 대표적이다. 은행들이 빅테크 플랫폼 중심으로 이 서비스가 진행될 경우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고 반발해온 가운데 금융위가 결국 서비스 추진을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은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권과 갈등을 빚어온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에 대한 질문에 “재검토 기한에 구애를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밝혔던 본인 생각을 위원장 취임 후 분명히 한 것이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금융 소비자가 모바일 플랫폼에서 다른 금융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당국은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빅테크·핀테크사를 주축으로 은행권의 참여를 독려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빅테크를 활용한 플랫폼에 참여했다가 자칫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며 참여를 꺼려왔다. 신용대출도 상당 부분 카카오뱅크 등 플랫폼 금융사에 잠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했다가 주도권을 잃게 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적으로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은 공공 플랫폼 성격을 띄고 있지만 기존 핀테크사가 중심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위가 대환대출 플랫폼 추진에 속도를 내지 않기로 하면서, 기존 시중은행과 금융빅테크간 상생을 통한 시장 확대는 예상보다 늦어지게 됐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이미 플랫폼이 주는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는데, 대형 금융사들은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은행과 카드사들은 대환대출 서비스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부딪혀왔다. 금융사들은 핀테크들의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진출을 놓고 ‘지나친 규제 완화의 전형’이라며 반발해왔다.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제도를 담은 전자금융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소비자들은 쿠팡이나 네이버 등에서 상품을 산 뒤 해당 페이에서 발급받은 계좌로 바로 결재할 수 있다.

계좌 발급 서비스는 현재 은행만 할 수 있지만, 전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핀테크사도 인가를 받아 계좌 발급 사업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여이체 계좌까지 핀테크 업체들이 개설할 수 있게 되면, 은행들 입장에서는 안마당을 빼앗기게 되는 셈이다. 대출과 적금, 이외 금융상품 판매 시작이 바로 급여통장이기 때문이다.

카드사들도 핀테크의 사업 확장에 난감해 하는 입장이다. ‘후불여신’이라는 카드사 고유의 영역이 침범될 수 있어서다. 전금법이 통과되면 종합지급결제사업자는 일종의 외상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현재는 후불 여신 혁신금융사로 지정된 네이버파이낸셜이 지난 4월부터 시범적으로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도 후불여신 혁신금융사로 선정됐고 오는 4분기부터 후불 교통카드 서비스를 시작한다. 카드사들은 전체 카드 산업을 흔드는 결정이라고까지 보고 있다.

소비자보다 기업 눈치보는 정부

일각에선 제도가 소비자의 ‘니즈’나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게 ‘무제한 20% 할인’ 서비스를 하다가 판매 중단 사태로 소비자와 가맹점의 혼란을 일으킨 머지포인트 사태다. 머지포인트는 ‘업체간 경계가 없는 상품권’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머지포인트는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의 포인트처럼 다양한 곳에서 지급·결제가 되도록 했다.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상으로 선불전자지급수단사업자로 등록 해야했지만, 이를 놓친 것이다.

문제는 금융감독원이 전금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사업자로 등록이 안돼 있다는 이유로 머지포인트를 규제하거나 감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감독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위주 시장이 빠르게 확장되고, 소비자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처간 이기주의로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보게 해선 안된다”며 “전자금융거래법 통과를 통해 소비자 보호를 위한 관리 기준 감독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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