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은행권 위기 딛고…올 1분기 나스닥 17% 폭등

나스닥 지수, 1분기 16.8% 폭등
인플레 둔화 신호+은행 불안 진정
"은행 위기發 소비 감소" 우려도
  • 등록 2023-04-01 오전 6:12:27

    수정 2023-04-01 오전 6:16:54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또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번 은행권 불안이 조금씩 잦아들고 있다는 낙관론이 퍼지면서 시장에 온기가 돌았다. 그 와중에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다는 지표까지 나오면서 위험 선호가 살아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장이 강세 재료만 보며 너무 앞서 가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사진=AFP 제공)


나스닥 지수 1분기 16.8% 폭등

3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번달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6% 상승한 3만3274.15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43% 오른 4109.31에 마감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74% 뛴 1만2221.91을 기록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93% 오른 1802.48에 마감했다.

S&P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이번달 각각 3.51%, 6.69% 올랐다. 1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각각 7.03%, 16.77% 뛰었다. 다우 지수는 이번달 1.89%, 1분기 0.38% 각각 올랐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1.68% 하락한 18.70을 기록했다. 장중 18.52까지 떨어졌다. 이번 위기 국면에서 한때 30 이상 치솟기도 했지만, 다시 그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강세 압력을 받았다. 무엇보다 개장 전 나온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밑돌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2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했다. 직전월인 1월 당시 상승률(5.3%)보다 낮았다. 한 달 전과 비교한 PCE 지수는 0.3% 올랐다. 이 역시 전월 수준(0.6%)을 한참 밑돌았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0.4%)를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4.6% 상승했다. 이 역시 전월 4.7%보다 더 낮았다. 전월과 비교하면 0.3% 올랐다.

PCE 물가가 주목 받는 것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할 때 주로 참고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경제 전망을 할 때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아닌 PCE 전망치를 내놓는다. 특히 지난달 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도 PCE처럼 다소 완화했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은 개인 소득과 소비 지출이 둔화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개인 소득은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1월(0.6%)보다 더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 지출은 0.2% 늘어나는데 그쳤다. 1월 2.0% 뛰었다가 갑자기 반락했다. 미국 소비는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다소 낮아졌다. 미시건대에 따르면 이번달 추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6%로 전월(4.1%) 대비 하락했다. 2021년 4월 이후 최저다.

유로존 물가까지 둔화했다. 유로스타트의 집계를 보면, 이번달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과 비교해 6.9% 올랐다. 전월 8.5% 폭등했다가, 6%대로 급격히 낮아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7.1%) 역시 밑돌았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5.7%로 전월 5.6%보다 약간 올랐지만, 시장은 고물가가 조금씩 완화하는 신호로 보는 기류다.

이에 뉴욕채권시장은 소폭 강세를 보였다(채권금리 하락).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044%까지 내렸다. 전거래일과 비교해 5bp(1bp=0.01%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475%까지 떨어졌다. 최근 며칠간 3대 지수가 강세에 기운 것은 채권시장의 안정이 가장 큰 바탕이다.

진정 기미 보이는 은행권 불안

은행권 불안이 잦아들고 있는 것도 강세장을 이끄는 재료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이후 흔들릴 수 있다는 은행들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실제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까지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연준에 따르면 23∼29일 일주일간 미국 은행들이 연준에서 받은 대출 규모는 1526억달러로 이전 일주일(1639억달러)보다 6.9% 감소했다. 재할인창구를 통한 대출은 882억달러로 전주 대비 20.0% 급감했다. 다만 연준이 이번 위기 이후 급히 마련한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통한 대출은 644억달러로 19.9% 늘었다. CNBC는 “은행 위기가 안정되고 있다는 추가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투자은행(IB) 제프리스는 “적어도 상황이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줬다”고 했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시장전략가는 “최근 증시 랠리는 시장에 신뢰 위기를 보낸 문제들을 아주 잘 억제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인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주와 기술주 모두 반등했다. JP모건체이스(1.21%), 뱅크오브아메리카(BoA·1.06%), 씨티그룹(1.78%) 등 주요 은행주는 모두 강세를 보였고, 애플(1.56%), 마이크로소프트(1.50%), 아마존(1.26%), 알파벳(구글 모회사·2.65%), 테슬라(6.24%), 메타(페이스북 모회사·1.97%) 등 빅테크 주가도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유동성 위기설이 도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2.27% 뛰었다.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0.99% 상승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69% 상승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81% 뛰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0.15% 올랐다. 국제유가도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75% 오른 배럴당 75.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마냥 시장에 강세 심리만 있는 게 아니다. 이번 은행권 위기가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불안감도 여전하다. 특히 은행권 불안이 대출 감소와 소비 둔화,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코네티컷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은행권 불안에 대해 “소비 지출을 감소 시킬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 영향의 규모의 기간은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는 “신용 환경의 변화가 성장, 고용,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미시건대가 발표한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는 62.0으로 전월(67.0)보다 낮아졌다. 시카고 연은에 따르면 이번달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3.8을 기록했다. 지수 50을 밑도는 위축 국면이 7개월 연속 이어진 것이다. 시카고 PMI는 미국 중서부 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