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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채 금리차 0.3%P 불과…'경기 침체 경고'

올 들어 격차 가장 좁아져
고용 쇼크, 성장률 등 '우울한 수치'
국고채 10년물 금리 하락 불 지펴
채권시장의 경기 인식 상당히 악화
美 인상 따라 기준금리 인상 불가피
국고채 3년물은 1.9% 초반대 유지
  • 등록 2018-09-12 오전 5:00:00

    수정 2018-09-12 오전 5:00: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은 실물경제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통계다. 그 중에서도 경기선행지수는 우리 경제의 ‘가까운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손꼽힌다.

한 나라의 경제는 호황 혹은 불황의 사이클을 탈 때 이런저런 신호를 준다. 그 중에서도 눈여겨 볼 게 ‘채권시장이 주는 신호’다. 통계청 경기선행지수에 재고순환 지표, 건설 수주액, 구인구직 비율 등과 함께 장단기 금리 차가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시장금리의 움직임에 경기 예측력이 있음을 공식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채권시장에서 경기 둔화의 신호가 계속돼 주목된다. 장단기 금리 차가 올해 들어 가장 좁혀진, 다시 말해 둔화 우려에 장기금리가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10년물 금리 2.2% 중반대로 하락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 금리(2.258%)와 3년물 금리(1.918%)의 차이는 0.340%포인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채권 만기별로 서로 다른 금리를 이어보면 일정한 곡선이 나오는데, 이를 채권수익률곡선(일드커브)이라고 한다. 통상 미래 불확실성 때문에 만기가 길수록 금리는 높아지는 게 자연스럽다. 이를테면 3년짜리 은행 예금의 연 이자(수익률)는 10년짜리보다 낮은 게 상식적이다.

주목 받는 건 커브의 기울기다. 장단기 금리 차이가 좁혀져 곡선이 편평해지는(커브 플래트닝) 것이 최근 화두인데, 이는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이 낮아져 미래에 금리가 내릴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장단기 금리 차는 6월 초를 기점으로 급격히 좁혀졌다. 6월7일 0.533%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이후 우하향 추세로 접어들었다. 6월 중순께 0.4%포인트대에 진입했고, 8월 하순께 0.3%포인트대로 내렸다. 특히 장기금리의 급락세가 눈에 띈다. 6월 초만 해도 2.7% 초중반대였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2.2%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채권파트장은 “10년물 금리는 일부 커브 플래트닝 압력이 해소돼도 2.4%대로 오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 사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고용 쇼크’를 첫 손에 꼽을 만하다.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부진한 성장률 (2분기 0.6%·전기 대비)도 장기금리 하락에 불을 지폈다. 정부 전망치(연 2.9%)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퍼진 탓이다. 특히 내수 부진이 뼈아프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내수 성장률은 1.7%에 그쳤다. 2014년 4분기(1.3%) 이후 3년반 만의 최저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내수 증가세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커브 플래트닝은 채권시장의 국내 경기 인식이 상당히 악화됐음을 시사한다”며 “고용의 경우 뚜렷한 반전의 계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커브가 ‘눕는’ 것은 금융권에도 심상치 않은 전조다. 은행업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로 대출을 하는 게 본질이다. 장기금리가 낮아질 경우 은행 마진 축소→대출 감소→투자 위축→경기 둔화의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채권시장 화두는 ‘커브 플래트닝’

문제는 축 처진 커브가 한은 통화정책의 딜레마도 내포한다는 점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은 기준금리에 민감한데, 요즘 3년물 금리는 10년물 금리만큼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 이번달 들어 10년물 금리가 2.2% 후반대에서 중반대로 내릴 때, 3년물 금리는 1.9%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경기 전망은 우울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의 가파른 인상 기조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한은 뉴욕사무소 조사를 보면, 16개 주요 투자은행(IB) 중 16개 모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인상(1.75~2.00%→2.00~2.25%)을 점쳤다. 16개 IB 중 13개는 12월 인상(2.00~2.25%→2.25~2.50%)도 내다봤다. 올해 2.25~2.50%까지 오르는 건 기정사실화돼 있다는 뜻이다. 한은 기준금리(1.50%)와 1.00%포인트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내외 금리 차는 외국인 자금 흐름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전례가 거의 없는 1.00%포인트 차이는 금융시장 안정성 측면에 부담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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