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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379경기가 열린 가운데 전국 프로야구장을 방문한 누적 관중은 418만2161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경기 기준으로 461만5700명보다 9%나 준 수치다.
KBO는 지난해 328경기 만에 400만 관중을 넘어섰다.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 36경기나 늦은 364경기 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프로야구는 2016년 처음 800만 관중 시대를 연 뒤 2017년 840만688명의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807만 3742명으로 줄었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는 다시 700만명 대로 떨어질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4년 연속 800만 관중 돌파라는 KBO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관중 감소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전국구 인기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등의 부진이다. 롯데는 22일 기준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 KIA는 7위, 한화는 9위에 머물렀다.
이들 팀의 관중 감소는 확실히 눈에 띈다. 롯데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같은 기간 기준으로 관중이 12%나 줄었다. KIA는 21%, 한화는 11%가 하락했다.
이들 인기 구단의 부진만으로 관중 감소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올 시즌 10개 구단 가운데 지난 시즌과 비교해 관중이 늘어난 팀은 올 시즌 새 홈구장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NC 다이노스뿐이다. 기존의 낡은 마산구장 대신 메이저리그급 구장인 창원 NC파크 시대를 연 NC는 지난해보다 무려 59%나 관중이 늘었다.
관중이 야구장을 떠나는 또 다른 이유로 공인구 교체로 인한 타고투저의 완화를 꼽는다. 올 시즌 379경기를 치른 22일 기준 프로야구 전체 홈런 개수는 548개다. 경기당 1.45개다.
반면 지난해는 38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884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2.33개였다, 거의 경기당 1개 가까이 홈런이 줄어든 셈이다. 비율로 따지면 35%나 홈런 개수가 적다.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지난해 홈런 1위였던 두산 김재환의 홈런 개수는 26개였다. 홈런 20개를 넘긴 선수가 6명이나 됐다. 올 시즌은 홈런 1위인 SK 최정이 17개에 머물러 있다. 10개 이상 친 선수도 19명에 불과하다. 지난해는 10개 이상 친 선수가 38이나 됐다.
KBO는 지나친 타고투저 현상을 막기 위해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낮췄다. 그 결과 홈런 수는 눈에 띄게 줄었고 투수들은 평균자책점은 훨씬 좋아졌다. 잘 날아가는 공인구 덕을 봤던 타자들의 진짜 타격 실력이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투고타저 현상이 투수의 수준 향상 때문이라는 점은 아니라는 데 있다. 지난해 같은 시기 리그 평균자책점은 5.00이었다. 반면 올 시즌은 4.26으로 확 낮아졌다. 하지만 볼넷 개수는 올해 2664개로 작년 같은 시기의 2376개보다 더 늘어났다. 볼넷은 최근 몇 년간 계속 느는 추세다. 스트라이크존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데도 볼넷이 증가하는 현상은 우려스럽다.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선 LG 임찬규와 임지섭이 2회에만 8개의 4사구를 내줘 피안타 없이 5점을 내주는 일이 벌어졌다. 역대 한 이닝 최다 4사구 타이기록이다. 21일에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두산이 8회말에만 볼넷 7개를 허용하기도 했다. 박정준과 박치국은 5타자 연속 볼넷을 던져 KBO리그 역대 최다 연속 볼넷 타이기록을 세웠다.
실책도 올 시즌 379경기를 치르면서 471개가 나왔다. 반면 지난해는 개막 후 380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437개에 불과했다. 최근 몇 년간 실책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홈런은 줄고 볼넷, 실책은 증가하니 야구가 재미있을리 없다. 팬들이 떠나는 것은 당연하다.
사회 전반적인 경기 침체도 야구 인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인 가족이 야구를 관람하려면 테이블 석의 경우 10만원 남짓 든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문화생활 비용부터 줄이게 마련이다. 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구단은 물론 선수들도 프로야구 관중 감소에 대한 위기 의식을 느껴야 한다”며 “야구 경기 수준을 높이고 팬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