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감정으로 긁어낸 검고 누런 누각…유현경 '금각사 2'

2019년 작
모델이나 대상 둔 사실적 묘사보다
느낌·관계성 이입해 빼낸 에너지로
모호하지 않은 선명한 표현 담아내
  • 등록 2020-05-23 오전 12:15:00

    수정 2020-05-23 오전 12:15:00

유현경 ‘금각사 2’(사진=갤러리나우)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한 번이라도 멈춘 적이 있었을까. ‘쓱쓱’이란 표현이 허락된다면 그 말 그대로다. 검은 지붕에 금빛 몸통을 가진 누각, 그 모습 그대로 비춰낸 연못, 눈앞에 잡힐 듯한 녹음 짙은 나무까지. 작가 유현경이 “감정으로 그려냈다”는 그림이 말이다.

작가는 인물화와 풍경화 작업을 줄곧 해왔다. 모델이나 대상이 있는 작업이란 뜻이다. 그런데 작품에서 그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일은 드물다. 대신, 느낌·아우라·관계성을 이입해 거기서 빼내는 에너지를 옮겨낸다는 거다. ‘금각사 2’(2019)가 그 한 점이 될 터.

작품은 일본 교토의 ‘금각사’를 그렸다. 원래의 ‘녹원사’보다 금박 입힌 3층 누각의 외형 덕에 ‘금각사’(金閣寺·일본어로 ‘긴카쿠지’)라 더 많이 불린다는 사찰이다. 하지만 정작 작가를 움직인 건 일본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금각사’란다. 거기서 묘사했다는 “소름 끼칠 정도로 아름답고 담백한 건축에 대한 찬사”가 마음은 물론 붓까지 당겨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거침없이 그은 붓질 안에 어느 하나 모호한 것이 없다. 아니 되레 선명할 정도다. ‘쓱쓱’ 말이다.

6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언주로152길 갤러리나우서 여는 개인전 ‘호우시절’(It Was Beautiful Days)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120×120㎝. 작가 소장. 갤러리나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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