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식 심장토크]'째깍 째깍' 몸속 시한폭탄, '대동맥류'란?

  • 등록 2020-10-04 오전 6:37:58

    수정 2020-10-04 오전 6:37:58

[박진식 세종병원 그룹 이사장]째깍 째깍 째깍… 몸속에 터질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는 시한 폭탄이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동맥벽이 약해져서 동맥이 점점 부풀어 오르다가 종국에 파열이 되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동맥류라는 병이 그런 병이다. 작은 동맥에 생기는 동맥류는 동맥꽈리라고도 불리는데, 가지에 꽈리열매가 달리듯이 동맥 옆으로 동그라게 부풀어오른 부분이 생기게 되기때문에 그렇게 불린다.

박진식 세종병원 그룹 이사장
동맥이 손상을 받아서 피가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 의학드라마에서 흔히 연출된다. 그만큼 동맥을 흐르는 피의 압력은 높다는 의미이다. 이런 높은 압력을 이기기위해서 동맥벽은 여러겹의 단단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맥경화증은 혈관 벽에 염증을 일으키는데 그결과로 혈관이 딱딱딱해 지고 좁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혈관벽 일부가 파괴되면서 약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혈관벽이 약해지고나면 약해진 혈관벽은 동맥내 혈액의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조금씩 부풀어 오르게 된다. 혈관내 압력(혈압)이 같아도 혈관 벽이 받는 장력(혈관이 늘어나도록 하는 힘)은 혈관의 직경에 비례하여 커지게 된다. 이를 라플라스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이에 따라 혈관의 직경이 커질 수록 혈관이 늘어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게 되어 종국에는 파열되고 만다.

혈관이 터지는 것은 혈관이 막히는 것 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혈관이 막히면 막힌 혈관으로부터 영양분을 공급 받는 장기 또는 그 일부가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되지만, 혈관이 터지는 경우 그것에 더해서 새어나온 혈액이 주변에 압력을 가해 주변 장기를 손상시고, 혈관내 혈액량이 부족해져서 전신의 장기들이 영양부족/산소부족에 빠지게되어 훨씬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된다.

동맥이 부풀어 올라서 파열이 되는 대표적인 질환이 뇌동맥류와 대동맥류다. 뇌동맥은 다른 동맥들보다 주변의 지지구조가 약하기때문에 쉽게 늘어날 수 있고 대동맥은 몸에서 가장 큰 직경을 가진 혈관이기때문에 쉽게 늘어난다. 두가지 모두 치명적인 결과를 일으키는 병일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두가지 병 모두 초기에는 진행 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경과를 두고보지만, 진행속도가 빠르거나 일정기준이상으로 직경이 늘어나게되면 머지 않은 시간내에 파열될 위험이 있는 시한 폭탄같은 존재가 되어버린다. 폭탄은 터지기 전에 미리 제거하는 것이 좋지만, 제거 과정에서 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일찍 제거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듯이, 동맥류의 치료도 혈관의 확장속도와 확장 정도를 고려한 치료 시기의 선택이 중요하다.

치료는 크게 확장속도를 늦추기 위한 예방치료와 예방치료에도 불구하고 파열의 가능성이 높아졌을 때 시행하는 근치적 치료가 있다. 예방치료는 초기단계에 동맥경화증 진행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그리고 비만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고, 특히 장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인 혈압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일반적인 혈압치료보다 훨씬 적극적인 투약을 한다. 근치적인 치료는 늘어난 부위에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하여 파열을 막는 것이다. 혈관을 직접 노출시켜서 하는 외과적 치료방법과 혈관내에 삽인된 기구를 이용하여 확장된 부위로 혈액이 흘러들어가지 않게하는 혈관내 중재적 치료법이 있다. 치료시기가 결정되면 확장된 부위의 해부학적 위치(주변 혈관들과의 관계)와 혈관의 형태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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