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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남아공월드컵은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이끌어낸 대회였지만, 판정 시스템 개혁 필요성이 대두된 무대이기도 했다.
조별리그와 결선 토너먼트를 치르는 동안 희대의 오심이 속출해 '수준 높은 경기'를 기대한 축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까닭이다.
'전차군단' 독일과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맞붙은 16강전이 대표적이다. 전반37분에 잉글랜드의 미드필더 프랑크 램파드(첼시)가 슈팅한 볼이 크로스바를 강타한 뒤 골라인 안쪽에 떨어졌다가 튀어나왔으나 심판은 이를 보지 못했다. 1-2로 뒤져있던 잉글랜드는 오심으로 인해 동점골을 인정받지 못했고, 이후 공격에 치중하다 두 골을 더 잃어 1-4로 대패했다.
한국 또한 오심의 희생양이 됐다.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경기서 후반31분 상대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레알마드리드)의 오프사이드를 판별해내지 못한 심판진의 실수로 한 골을 내줬다. 이 골로 인해 스코어는 1-2에서 1-3으로 벌어졌고, 결국 추격의지를 잃은 허정무호는 한 골을 더 실점한 채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축구에서 심판의 판정과 관련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4명의 심판(대기심 포함)이 선수 22명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시스템상 판정 실수에 따른 해프닝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심판의 잘못된 판정이 속속 드러나면서 전 세계 축구계의 여론이 들끓자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례적으로 대회 기간 중 관련 성명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진화에 나섰다.
호세 마리아 가르시아 아르만다 FIFA 심판위원장이 직접 나서 "이번 대회 판정 중 96%가 정확했다"며 심판들을 옹호했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 또한 "심판들의 실수로 인해 피해를 본 나라들에게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럼에도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한 FIFA는 결국 '시스템 개선'을 약속하며 한 발 물러섰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이 "남아공월드컵은 현재와 같은 판정 시스템을 활용하는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라 밝혀 변화를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축구전문가들은 양쪽 골라인 부근에 심판을 추가 투입하는 방안, 축구공에 전자칩을 부착하는 방안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간 '판정은 심판의 고유 영역이며 오심 또한 경기의 일부'라는 낡은 논리를 내세워 판정 시스템 개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FIFA가 남아공월드컵을 계기로 어느 수준의 자구책을 마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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