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팀만 바뀐 것이 아니다. 안영명은 새로운 투수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평생 자신을 지탱해 온 투구폼을 바꾸는 중이기 때문이다.
안영명은 공을 던질 때 축이되는 오른쪽 무릎과 어깨가 뒤로 아래로 많이 가라앉는 투구폼을 갖고 있었다. 공을 좀 더 세게 던지기 위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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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최대한 뒤로 힘을 끌어다 놓은 뒤 앞으로 공을 뿌리는 폼을 갖고 있었다. 위 사진은 KIA 이적 후 얼마 되지 않은 6월 13일의 모습니다.
그러나 KIA 코칭스태프의 눈엔 안영명의 기존 폼에서 문제점을 발견했다. 지나치게 오른 어깨와 무릎이 굽혀지는 것이 밸런스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투구 이론 중엔 오른 어깨가 가라앉는 것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힘을 더할 수는 있지만 일정한 릴리스 포인트를 갖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오른 어깨가 너무 가라앉으면 왼 발이 땅에 닿은 뒤 팔을 앞으로 끌어오는데 지장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흔히 말하는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억지로 힘을 들이다 보면 릴리스 포인트가 부정확해지는 문제도 생긴다.
조범현 KIA 감독은 "안영명은 좋은 구위를 갖고 있음에도 홈런 허용률이 높았다. 오른 어깨가 빨리 무너지다보니 릴리스 포인트가 그때 그때 달랐기 때문이다. 기복이 심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현재 이 단점을 고치고 있다"고 말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안영명은 지난해 이전의 폼으로 11승(8패)을 거둔 투수다. 그것도 시즌 중에 투구폼을 바꾼다는 건 큰 모험이다.
안영명도 처음엔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나 거듭된 설득 끝에 변화를 택하게 됐다.
위 사진은 지난 3일 경기 모습이다. 첫번째 사진과 동일한 동작은 아니지만 이미 상체가 상당히 꼿꼿하게 서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안영명의 최근 투구를 보면 뒤로 주저앉는 동작이 거의 사라졌다. 상체를 바로 세운 뒤 곧바로 공을 뿌리고 있다.
이전만큼 힘을 싣는 동작은 줄어들었지만 투구폼의 군더더기를 제거하며 안정감이 높아졌다.
15일 잠실 LG전서 조인성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공은 유인구를 노려친 조인성의 공이 더 큰 장면이었다.
안영명의 직구는 이날 꽤 인상적인 구위를 보여줬다. 억지로 힘을 싣지 않고도 묵직한 공을 던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새로운 폼에 적응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변신 과정 중 15일 경기처럼 결정적인 한방을 허용하게 되면 이전 폼에 대한 미련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조 감독의 생각은 단호하다. 바뀌지 않으면 더 나아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안영명은 KIA의 4강 반격의 핵심 선수다. 일단 전반기까지는 불펜 투수로 뛰며 승부 카드로 쓰여지게 된다. 안영명이 무너지면 KIA의 꿈도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변화의 과정 속에서 막중한 책임까지 지고 있는 셈이다. 안영명의 새로운 도전이 개인과 팀의 운명을 바꿔 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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