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모든 관계에는 갑과 을이 존재하지만 최근 우리사회에 만연한 ‘갑질’이 우리 일상에서 너무 쉽게 또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논란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엔터테인먼트 업계다. 일반 대중과 호흡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갑을 관계에 있어 한 여름 제주도 날씨만큼 가변적이고 복잡하다. 물론 계약서상에 분명 갑과 을은 존재한다. 매니지먼트사가 갑, 연예인이 을로 명시되기는 하나 이것은 계약서에 나열하기 위한 방법일 뿐 누구의 권력이 더욱 우월한 지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수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스타덤에 오른 스타가 어느새 천상의 존재가 된 듯 대중의 사랑을 업고 소위 ‘갑질’을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갑’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수많은 ‘을’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올해 초 인기리에 방영된 어느 예능에서 배우 박광현은 갑을 관계라기보다 서로를 친구처럼 생각하는 관계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회사라는 존재도 스타와 대중이라는 존재도 누구든 갑이 될 수 있고 을이 될 수 있다. 다만 공장이 갑이고 부품이 을이라면 부품이 모여 기계가 되고 기계가 잘 돌아가야 공장이 행복하다”는 논리였다.
다시 말해 을이 있기에 갑이 존재하고, 을의 사랑과 땀방울 덕분에 갑 역시 존립할 수 있다. 결국 갑과 을은 상생의 관계이며 갑이 을을 홀대할 이유가 절대 없다. 또한 을은 단순한 부속품이 아니라 공장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존재라는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을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갑과 을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리고 갑과 을은 뒤바뀔 수 있다. 따라서 갑이라고 힘주지 말고 을이라고 기죽을 필요가 없다.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을 다하며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관계가 바로 갑과 을이기 때문이다. 갑과 을이 각자 자리한 위치에서 스스로를 인정하고 노력한다면 누구든 갑이 될 수 있고 을이면서 행복할 수 있다.
대중의 사랑으로 스타가 탄생되고 대중은 스타로 인해 행복을 누린다. 서로가 필요한 존재인 셈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모든 ‘갑’과 ‘을’이 서로의 소중함을 조금 더 느끼고 깨닫는 분위기를 조성할 시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