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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와인병과 과일, '그림 같은 사진'…김용훈 '사계'

2021년 작
디지털카메라 대신 '아날로그 기법'으로
조명 세우고 대형 카메라 들이대는 작업
시간흐름 잡아낸 현재에 과거·미래 비춰
  • 등록 2021-04-19 오전 3:20:00

    수정 2021-04-27 오후 1:19:47

김용훈 ‘사계’(사진=갤러리룩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솔직히 헷갈린다. 아니 이미 속았다.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린 정물화란 확신으로 다가섰으니까. 정교하게 빼다박은 사물의 형상만으로는 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저 부드럽고 유순한 분위기가 말이다. 어쩔 수 없이 기계음을 내는 사진과는 다르다 싶었던 거다.

사진작가 김용훈(49)은 ‘그림 같은 사진’ 작업을 한다. 잘 그린 그림을 앞에 두고 “사진 같다”는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라고 할까. 이를 위해 작가가 중시하는 게 ‘아날로그 기법’이란다. 화소는 물론 밝기까지 조정해주는 디지털카메라 대신 조명을 세우고 대형 카메라를 들이대는 ‘험한’ 일을 고수한다는 거다. 소재도 사진작업으론 일반적이지 않다. 빈 와인병과 접시에 올린 제철과일이 전부니. 여기에 이들을 사이에 두고 줄타기 중인 빛과 그림자뿐이니.

사실 작가가 내보이려 한 건 병이나 과일이 아니란다. 시간이고 감정이란다.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연상케 하는 구도로 현재를 잡고 그 프리즘으로 과거와 미래를 비춰보는 거란다. 연작 중 한 점인 ‘사계’(四季·2021)는 그렇게 나왔다. 흘러갈 걸 알지만 잠시라도 붙들고 싶은 마음까지 담아서.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옥인동 갤러리룩스서 여는 개인전 ‘사계’에서 볼 수 있다.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 50.8×60.9㎝. 작가 소장. 갤러리룩스 제공.

김용훈 ‘시간의 온도’(2018),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 60.9×50.8㎝(사진=갤러리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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