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준금리 또 올린 한은, 경기회복 불씨 꺼트리면 안돼

  • 등록 2021-11-26 오전 5:00:00

    수정 2021-11-26 오전 5:00:00

한국은행이 어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또 올렸다. 지난 8월 연 0.5%에서 0.75%로 한 차례 인상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1%로 올렸다. 이로써 지난해 3월 코로나19 발생으로 시작된 기준금리 0%대 시대가 1년 8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한은의 금리인상 속도가 이처럼 빨라진 것은 인플레 압력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급증하는 가계대출과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충격에서 가까스로 벗어나고 있는 경기 회복의 흐름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가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3.2%까지 치솟았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고 있는데다 코로나19와 미·중 패권경쟁으로 인한 공급망 훼손으로 국제원자재 값 폭등세도 멈추지 않고 있다. 게다가 가계신용이 1845조원(9월말 기준)까지 늘어나 금융시장 안정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집값도 최근 들어 상승폭이 다소 줄긴 했지만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한은이 3개월 만에 추가 금리인상에 나선 배경이 이해가 간다. 그러나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라는 걱정 또한 적지 않다. 지난 3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3%까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우리 경제는 지난 1분기만 해도 분기성장률이 1.7%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2분기 0.8%에 이어 지난 분기에 0.3%로 추락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로 직격탄을 맞아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동반 감소한 탓이다.

한은은 이날 함께 발표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4%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내년 초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달부터 시행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예상되는 소비촉진 효과에 기대를 거는 것 같다. 그러나 하루 확진자가 4000명대까지 늘고 있어 코로나19 상황도 불확실성이 크다. 무엇보다 가파른 금리 상승은 소비와 투자의 발목을 잡을 위험이 크다. 경기회복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유념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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