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단위 '대어'들이 온다…하반기 불붙는 IPO 시장

최대 10조원 몸값 현대오일뱅크, 10~11월 상장 예정
쏘카·컬리 등 유니콘기업도 상장 박차
샤페론 등 바이오 업계 상장도 이어져
  • 등록 2022-07-18 오전 5:10:00

    수정 2022-07-18 오후 2:45:11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인플레이션 압박, 글로벌 통화 긴축 정책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침체된 증시 영향을 크게 받았다. IPO를 준비하던 기업들이 상장을 미루거나 철회하는 분위기가 지속됐다.

하지만 하반기는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공모가를 낮춰서 상장을 재추진하거나 그동안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던 바이오 업계의 상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373220) 이후로 찾기 힘들었던 조 단위 덩치의 대어급 IPO도 다수 예고돼 있다. 다시 한번 공모 시장에 활기가 돌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상장 철회로 얼룩진 상반기…수익률은 ‘선방’

올 상반기는 침체된 증시 분위기 속에 IPO 시장도 활기를 잃었다. 지난 1월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 철회 이후 5월 상장 예정이었던 SK쉴더스가 저조한 수요 예측 결과로 인해 상장을 철회했다. 이어 원스토어 역시 상장을 철회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대어급 상장은 전무했다.

이는 상장기업 수 추이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59개였던 상장기업 수는 올해 상반기 이에 미치지 못한 46개에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는 75개 기업이 상장했지만 올 하반기는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의 기업이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기관수요예측을 진행한 30개 기업 중 공모가 상단 이상으로 확정한 기업은 56.7%인 17개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하반기 79.6%보다 줄었고, 1년 전인 지난해 상반기 94.9%와 비교해도 급격히 감소했다. 공모가 밴드 내가 한 개, 하단이 5개, 하단 미만이 7개 기업이었다.

다만 공모주 성적은 변동성이 극심했던 시장 상황과 비교하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상장한 30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39.2%로 양호했다. 공모가 대비 반기 말(6월30일) 주가 평균 수익률 역시 16.2%로 나쁘지 않았다.

LG엔솔 후 7개월만 코스피 상장…달라진 시장 분위기

상장을 철회했던 기업 중 일부는 공모가를 낮춰 상장을 다시 진행하기도 했다. 대명에너지(389260)는 기존 공모가 희망밴드 2만5000~2만9000원보다 대폭 낮아진 공모가 1만5000원을 상장에 도전해 지난 5월 결국 상장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보로노이(310210)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보로노이는 지난 3월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상장을 미뤘지만 이번에 공모가를 기존 5만~6만5000원보다 낮춘 4만원으로 확정하고 상장했다.

하반기는 얼어붙었던 IPO 시장에도 온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까지 IPO 심사 청구를 한 기업은 47개이며, 승인을 받은 기업 수는 29개다. LG에너지솔루션 이후로 자취를 감췄던 조 단위 덩치의 대어급 IPO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LG에너지솔루션 이후로 약 7개월 만에 처음 코스피 상장이 예정돼 있어 시선을 끈다. 8월 상장 예정인 수산인더스트리가 그 주인공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5000억~6157억원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오랜만의 코스피 상장이라는 점이 반갑다.

IPO 삼수 현대오일뱅크 등 대어급 줄줄이 상장

하반기 가장 눈길을 끄는 ‘대어’는 현대오일뱅크와 (마켓)컬리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2년, 201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상장 도전이다. 지난해 12월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통과했다. 정확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10~11월 사이 상장할 확률이 높다.

기업가치는 최대 10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3년 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투자를 유치할 당시 몸값은 9조원 수준이었다. 또 경쟁사인 에쓰오일(S-OIL(010950))의 시총이 11조원대라는 점도 감안해야 할 요소다. 실적도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면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올해도 정제마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공모 주식의 40%를 구주매출로 채울 계획이었지만 100% 신주 발행으로 가닥을 잡은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당장 다음달에는 쏘카와 더블유씨피(WCP)라는 굵직한 두 개 기업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 차랑공유 플랫폼 업체인 쏘카는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 최초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이다. 쏘카는 국내 카셰어링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다.

쏘카의 경우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이 547만6218주(16.28%)로 최근 3년간 코스피 상장 기업의 평균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 비율(38.8%)에 비해 낮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구주매출 없이 공모주 455만 주를 전부 신주로 발행한다.

뿐만 아니라 최대 주주인 SOQRI는 최소 1년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했다. SOQRI는 이재웅 쏘카 창업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회사로 상장 후 쏘카 지분 18.5%를 보유하게 되는 최대 주주다. 2대 주주인 SK(공모 후 지분율 17.46%)와 롯데렌탈(공모 후 11.49%)은 의무보유예탁 대상자가 아니지만, 향후 6개월간 주식을 내놓지 않기로 했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주식도 상장 후 1~6개월의 보호예수를 걸어 오버행(대규모 물량 출회 부담) 우려를 덜었다.

다만 지난 1분기에도 영업손실 84억원을 기록하는 등 흑자를 내지 못하는 적자 기업이라는 점은 쏘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쏘카와 비슷한 시기에 상장하는 WCP는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2차전지’ 관련 업체다. 2차전지 분리막 업체인 WCP의 기업가치는 3조원대(2조7000억~3조4000억원)로 평가받고 있는데 올해 코스닥 공모 기업 중 현재까지는 가장 큰 규모로 추산된다.

상대적으로 높은 구주매출 비중은 눈여겨봐야한다. 최근 구주매출을 줄이고 있는 다른 예비 상장 기업들과 다르게 WCP의 구주 매출 비중은 약 18.4%다. 일반적으로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들에게 돌아가고 기업 투자로 이어지지 못해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구주매출 중 재무적투자자(FI) 비율이 16.5%(148만6820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최대주주 지분율은 1.9%(17만2836주)에 불과하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 기업인 컬리도 하반기 기업공개가 예정돼 있다. 컬리의 몸값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최소 4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고, 최근 상장 후 우려 요인으로 꼽히던 재무적투자자(FI)들이 상장 후 최소 18개월 이상 보유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내용과 20% 이상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겠다는 약정이 포함된 의무보유 확약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쏘카에 이어 두 번째로 유니콘 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에 도전하는 컬리 역시 적자 기업이라는 점이 상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컬리는 지난해 21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1162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더욱 커진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로 꼽히는 케이뱅크 역시 지난달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연내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케이뱅크의 몸값은 6조~7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도 강점이다. 다만 지난해 흑자전환에는 독점 계좌 제휴를 맺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영향이 커 변동성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밖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 CJ올리브영도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샤페론과 선바이오 등 바이오 업계 상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배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스팩 상장 증가, 공모가 하향 조정 뒤 상장 재추진 등은 상반기와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면서 “시장 환경이 아직 좋진 않지만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는 상장 이벤트 증가로 투자 다양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