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풀 꺾인 글로벌 인플레, 한국은 안심 아직 이르다

  • 등록 2022-08-12 오전 5:00:00

    수정 2022-08-12 오전 5:00:00

글로벌 인플레가 한풀 꺾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전년동월 대비 8.5%, 전월 대비로는 0%를 기록했다고 그제(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했다. 1981년 11월 이후 40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던 6월(9.1%)보다 0.6%포인트 낮아졌으며 시장 예상치(8.7%)에 비해서도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물가 수위가 예상보다 낮아지자 뉴욕 증시는 나스닥 지수가 2.9% 상승하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2%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소비 회복, 중국과의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글로벌 인플레를 주도했다. 그러나 7월 CPI 결과는 인플레 피크 아웃(정점을 지나 하락 국면 진입)기대를 갖게 한다. 특히 ‘전월 대비 0%’는 사실상 상승세가 멈췄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소비자들의 1년 후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댓값)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6월 6.8%였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7월에는 6.2%로 0.6%포인트나 내렸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기준금리 결정 때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에서 ‘빅 스텝’(0.5%포인트)으로 한 단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번주 중부와 충청권에 내린 하루 300mm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로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 추석을 앞두고 주요 농산물 값이 폭등하는 상황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6.3%에서 이달에는 7%대로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게다가 미 연준의 2연속 자이언트 스텝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져 금리역전이 현실화했다. 이것이 곧바로 자본유출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지속적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물가 여건과 한미 간 금리역전 상황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은 당분간 긴축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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