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홍명보 선임 절차 위반... 무효화는 어려워”

2일 대표팀 감독 선임 감사 결과 발표
"권한 없는 기술이사가 감독 후보자 추천"
면접 과정도 불투명·불공정... 이사회 선임 절차도 형식적
다만 홍명보 감독 계약 무효화는 어려워
"협회 독립성 존중받아야... 자체적인 판단 기대"
  • 등록 2024-10-02 오전 11:35:27

    수정 2024-10-02 오전 11:35:27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경기장에 들어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 최현준 감사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종로구=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 절차의 위반을 밝히면서도 계약 무효화는 어렵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의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 결과 브리핑을 개최했다. 이날 브리핑은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이 진행했다.

최 감사관은 “지난 7월 29일부터 문체부는 축구협회의 감독부처로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불공정 논란과 관련해 그간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감사를 진행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문체부가 감사한 부분은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 및 차입금 실행 △지도자 자격 관리 △기타 운영 관련 사항 등이다.

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상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판단했다. 또 면접 과정도 불투명하고 불공정했고 감독을 내정·발표한 후 이사회 선임 절차를 형식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전력강화위원회 구성원이 아니었던 이 기술이사가 감독 추천 권한이 없음에도 회장과 상근 부회장으로부터 감독 선임 후속 절차 진행을 위임받았다는 이유로 감독 후보에 대한 대면 면접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면접 후 추천 우선순위를 결정해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 4차전에 나설 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 감독 면접 과정에서는 사전 면접 질문지와 참관인 없이 단독으로 자택 근처에서 진행하고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요청하는 등 다른 후보자의 면접 상황과는 달랐다고 밝혔다. 정해성 위원장 역시 사임하기 전엔 6월 27일 최종 후보 3인을 추천하면서 비대면 면접을 진행한 2명의 외국인 감독과는 달리 홍 감독에 대한 면접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홍 감독 내정 사실을 발표한 뒤 진행된 이사회 서면 결의 과정에서 일부 이사가 ‘서면 결의가 단순 요식행위에 가부 판정으로 의견을 낸다는 것에 유감’이라는 의견을 냈다고도 밝혔다.

절차적 문제가 불거지자, 축구협회가 냈던 보도자료도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 축구협회는 이 기술이사가 온라인 임시 회의에 참석한 5명의 위원에게 ‘후보자 면담→협상→내정 후 이사회 추천’의 동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감사를 통해 위원들로부터 추천 최종 권한을 위임받은 게 아니란 것이 밝혀지자 전력강화위원회 기능은 이미 10차 회의로 종료됐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또 축구협회는 10차 회의에서 감독 추천 전권을 위임받은 정 위원장이 대면 협상 진행 및 이사회 추천 등을 축구협회가 대신해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해당 역할일 이 기술이사에게 맡긴 것이라 말했다. 문체부는 “감사 결과 정 위원장은 축구협회에 이와 같은 요청을 한 사실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라면서 “위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더라도 축구협회에 재위임 권한까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최현준 감사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 감사관은 “내부 절차에 하자가 발생했고 국민의 비판 여론이 크기게 묵과하긴 어렵다”라면서도 “축구협회의 독립성도 존중받아야 하기에 (축구협회)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 여론과 상식, 공정 관점에서 판단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 선임이 법적으로 무효화 될 수 있냐는 물음에는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으나 그렇다고 해서 계약이 무효하고 판단하긴 어렵다”라며 “국민 여론과 공정, 상식에 부합하게 절차적 흠을 바로 잡으라는 의미”라고 답했다.

한편 문체부는 감독 선임 절차 문제 외에도 다른 감사가 마무리되면 오는 10월 말 결과를 종합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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