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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바람의 아들’ 이종범(42.KIA)이 전격 은퇴한다. 이종범은 31일 광주 한화전이 끝난 뒤 선동렬 KIA 감독, 김조호 단장과 면담을 갖고 은퇴 의사를 전했다.
100% 자발적 결정은 아니다. 이종범의 지인은 “며칠 전 이종범이 이순철 수석 코치와 면담을 했다. 그 자리에서 이 수석이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될 것 같다. 2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는 대안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감독의 뜻을 전했다. 때문에 빠르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범이 그동안 늘 원했던 것은 공정한 경쟁이다. 무조건 자리 보장을 원한 적은 없다. 그가 대수비나 대주자로도 출전을 이어온 이유다. 팀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떠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선동렬 감독은 취임 초기만 해도 이종범을 안고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종범이 주저없이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이유였다. 또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후배들 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렸다. 스프링캠프서도 그는 야구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페이스가 좋은 KIA 타자 중 한명이었다. 시범경기서도 12타수4안타(.333)로 좋은 감을 보여줬다. 그러나 선 감독의 입장이 바뀌며 갑작스럽게 은퇴를 택하게 됐다.
이종범은 타이거즈 야구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다. ‘투수는 선동렬,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이라는 말을 만들어냈을 만큼 야구가 필요로 한 모든 것을 갖춘 선수였다.
이종범 보다 잘 치고 잘 달리는 선수가 있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처럼 보는 이들의 가슴을 뛰게하는 화려함을 지닌 플레이어는 없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역대 최고 타율(.393)으로 타격왕 1회(1994년), 최다 안타 1회(1994년), 득점왕 5회(1993년,1994년,1996년,1997년,2004년), 도루왕 4회(1994년,1996년,1997년,2003년),출루율왕 1회(1994년)을 차지했다.
일본 진출 기간(1997년~2001년 중반)이 더해졌다면 더 많은 기록들이 그의 방망이와 발에서 쏟아져 나왔을 것이다.
골든글러브 6회가 증명하듯 유격수와 외야수 모든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한국시리즈 MVP도 두차례나 수상한, 큰 경기에 강한 선수였다. 지난해 7월에는 한.일 통산 2000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핫이슈 ☞ 바람의 아들 `이종범 은퇴` 기사 보기> ▶ 관련기사 ◀ ☞KIA는 '이종범 이후'를 감당할 수 있을까 ☞이종범은 아직도 달걀을 먹지 않는다 ☞'전격 은퇴' 이종범 "마무리 잘 하고 싶었는데..." ☞이종범, 타이거즈와 두번째 이별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