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빈은 2009년부터 매년 3루타 순위 1,2위를 기록했다. 2009년 3루타 6개로 2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1년과 2013년엔 3루타 8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3루타를 쳐낸 선수였다.
3루타는 기습 번트, 내야안타, 도루와 더불어 정수빈을 상징하는 기록 중 하나이기도 했다. 정수빈도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3루타는 홈런보다 더 드물 수 밖에 없는 안타다. 장타력도 뒷받침 되야하고 코스도 좋아야한다. 타자의 발도 빠르다면 3루타가 나올 가능성은 더 커진다. 의식한다고, 노린다고 만들어지는 기록이 아니다. 매년 3루타 부문 상위권에 올라있는 정수빈의 기록이 나름의 의미를 갖는 이유였다.
안타 없이도 한 번에 타점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기회가 바로 3루타다. 홈런 못지 않게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정수빈은 그간 3루타도 많은 타점도 올려왔다.
리그 1위는 넥센 서건창. 14개로 시즌 최다 3루타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NC 박민우(8개), LG 오지환(7개), KIA 이대형(6개)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올시즌 타고투저 현상과 더불어 리그에서 3루타가 부쩍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수빈으로선 아쉬움이 들 법도 한 수치다. 타율이 크게 떨어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3루타가 눈에 띄게 줄어든 이유는 뭘까. 정수빈은 “올해는 의식적으로 단타를 많이 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와 다른 팀내 위치 때문에 만들어진 결과였다. 그는 “올해는 주전이고 계속 게임을 나가야하는 상황이다 보니까 크게 치려고 하다보면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가 생긴다. 3루타를 치려면 펜스를 맞히는 장타가 나와야한다. 예전에 백업으로 나갈 때는 크게 휘둘러보기도 하고 그러다 장타가 많이 나왔는데 올해는 의식적으로 밀어치든지 단타를 많이 내서 출루하는데 목표를 뒀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올해는 의식적으로 크게 치려는 의도는 없었다. 올해 홈런이 4개로 커리어하이고, 2루타도 12개로 다른 시즌과 비교해 많은 편이지만 이 모두 의식적으로 크게 치려고 한 것은 아니다. 잘 맞은 덕분이다. 몸쪽 변화구에 대한 약점을 보완하면서 밀어치기에도 중점을 뒀다. 많은 안타가 그에겐 최대 목표였다.
그래서 정수빈은 올해 출루율도 지난 해와 비교해 1푼5리 가량(3할5푼2리)을 올렸고 안타도 79개를 때려내 최다안타를 때린 2011년 118개의 페이스에 근접했다.
정수빈은 “3루타를 많이 못쳐서 아쉽긴 하다”면서 웃은 뒤 “다른 부분에서 더 좋아진 모습으로 만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