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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키운다는 VR방..콘텐츠 없고 법 미비로 `속앓이`

정부, VR 진흥안 발표했지만 개발에만 '주력'
실제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은 '미비'
VR방 "법적·제도적 기준 없어"..PC방 규제 받아
  • 등록 2016-10-19 오전 4:38:18

    수정 2016-10-19 오전 4:38:18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국내 최초 가상현실체험방(VR방)을 표방한 서울시 강남의 한 VR방. 지난 7월 문을 연 이 VR방은 매월 1억2000만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영업을 시작한지 3개월 정도가 됐지만 수입이 없다. 국내에 돈을 받을만한 변변한 콘텐츠가 거의 없는데다 법상 게임으로 분류돼 게임물등급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 판정을 받아야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특히 등급을 받는데 한달씩 걸리는 것이 보통인데다 비용도 건강 150만원씩 내야 한다. 등급 없는 것을 보여주고 돈을 받으면 불법이니 마땅한 해법이 없는 상태다.

더욱이 VR방은 관련 법이나 제도가 미비한 상태다. 유사 업종인 PC방으로 인허가를 받는다. PC방에 적용되는 시설 기준을 전부 따라야 한다. 자칫 필요없는 것을 빼먹으면 단속에 걸릴 수 있다.

한국 콘텐츠 산업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는 VR에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가 5년간 총 4050억원(정부 2790억원, 민간 1260억원)을 투자하며 진흥에 나섰지만 법·제도는 여전히 미비한 상황이다. 민간 부문 VR 생태계는 전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VR 진흥 정책이 콘텐츠 개발과 홍보에만 치우쳐있을 뿐 정작 국민들이 VR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VR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지만 이 콘텐츠가 유통될 판로가 막혀 있다는 게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하소연이다.

특히 소비자가 VR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VR방은 시작부터 ‘삐그덕’ 거리고 있다. VR기기가 PC인지 게임기인지 구분이 명확하지 못한 상태에서 PC방 시설 규제를 받다보니 불법 영업의 소지까지 안고 있다. VR방 운영사 VR플러스의 김재헌 본부장은 “VR 콘텐츠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 VR방의 활성화가 필요하지만 관련 법·제도 미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1990년대말 국내 인터넷·게임 산업이 발전하는 데 있어 PC방의 역할이 주요했듯이 VR 콘텐츠 유통과 보급에도 VR방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VR콘텐츠 상당수가 게임이나 영상 등 어느 하나의 범주로 정의내리기 힘들다는 점도 VR산업 발전에 걸림돌이다. 국내 사업자가 해외 VR 콘텐츠를 수입해 유통시키기도 어렵다. 실제 지난 7월에 VR방을 준비하던 한 사업자가 기기 인증, 게임등급 심의 등에 어려움을 겪다가 사업을 잠정 연기한 바 있다.

더욱이 VR방은 불법 영업의 소지마저 안고 있다. VR에 관한 규제법이 없다보니 VR방은 PC방으로 인허가를 받는다. 자연 PC방처럼 PC와 높이 130cm 이하 칸막이를 갖춰야 한다. PC방과 같은 좁은 칸막이 공간 안에서 움직이면서 VR기기를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VR이라고 해도 기존 (PC방) 법령에 따라 인허가를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의 기어VR을 체험하는 관람객들 (이데일리 DB)
자료 : 골드만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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