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시리즈]난공불락 췌장암, 예방. 조기검진만이 살길

미국선 전체 암중 4위 한국선 8위로 자리 매김, 2002년부터 점차 증가세
진단법과 치료법 발달로 다른 암 치료 성적은 좋아졌으나 췌장암은 제자리 걸음
치료성적과 생존율 좋지 않은 이유는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
  • 등록 2018-10-16 오전 1:21:52

    수정 2018-10-16 오전 1:21:52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김모(64)씨는 특별한 증상 없이 지내다가 최근 시행한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에서 췌장암을 진단받았다. 수술로 암을 제거했으나, 수술 후 7개월 후에 췌장암이 재발해 현재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

췌장암은 서구를 중심으로 많이 발생한다. 미국의 경우 전체 암 중 4번째로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췌장암이 10년 전까지만 해도 전체 암의 10위권 밖에 있었다. 하지만 2002년부터 9위에 오르더니 점차 그 빈도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췌장암은 1년에 5948명이 발생, 8번째로 많았다. 주로 65~75세 사이에 발생하지만 이보다 젊은 나이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2014년 국가암등록통계의 암 치료 성적을 보면 진단과 치료법의 발전으로 대부분 암에서 치료성적이 향상됐다. 그러나 췌장암은 치료 성적뿐만 아니라 생존율에서도 거의 변동이 없었다. 한국에서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2014년 10.1%였다.

◇효과적인 항암제·방사선 치료 없어

이렇게 췌장암의 치료성적과 생존율이 좋지 않은 이유는 첫째, 췌장암 진단 당시 완치를 목표로 수술을 하는 경우가 20% 미만이기 때문이다. 이는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인데 췌장암이 CT나 MRI와 같은 영상학적 검사로 발견하는 경우 주위 혈관 침범이 있을 때가 많다. 또 암이 혈관을 침범하지 않았어도 간이나 폐로 빠르게 전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도 수술이 어렵다. 췌장암의 크기가 다른 암에 비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위 혈관 침범이 잦은 이유는 췌장의 위치 때문이다.

장성일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은 주변에 큰 혈관이 지나가는 몸 속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췌장암이 자라면 쉽게 혈관을 침범한다”면서 “혈관을 침범하지 않은 상태로 췌장암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작은 크기에서 조기에 발견해야 하지만 현재는 조기 발견하는 방법을 정립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췌장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특징적인 증상이 있어야 하는데 췌장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황달과 체중감소, 소화불량 등의 증상은 이미 암이 많이 진행한 상태에서 나타난다. 때문에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이용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또 췌장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항암표지자가 없다. ‘CA19-9’가 사용되고 있으나 CA19-9로 췌장암을 조기 발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진단 목적보다는 수술 후 재발 여부를 감별하는데 사용한다. 채혈을 통해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여러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히 규명된 특이 항암표지자는 없는 상태다.

둘째, 수술 후 재발이 많다. 췌장암 진단 당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 비율이 낮은데 수술을 받더라도 상당수는 암이 재발한다. 재발한 환자는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데 아직까지는 이러한 치료로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셋째, 효과적인 항암 약물이나 방사선 치료법이 없다. 췌장암 조직은 섬유화해 항암제가 암조직에 잘 도달하지 못하고 방사선치료 효과도 떨어진다. 또 췌장암은 다른 암에 비해 종양유전자 변이가 다양하고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변이가 서로 달라 효과적인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기가 쉽지 않다.

결론적으로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전이가 잘되는 암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적다. 또 수술 후 재발하는 비율이 높은데 이 경우 효과적인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가 없다. 그리고 많은 췌장암 환자는 수술조차 받지 못하는데 이러한 환자를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법이 아직 없는 상태다.

이처럼 치료가 어려운 췌장암이지만 치료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많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항암 약물을 개발해 임상에서 적용 중이고 치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수술 중 방사선 치료,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항암약물 방출 스텐트 등이 대표적이다. 수술 중 방사선 치료란 췌장암 수술 중 국소 재발이 잘 되는 구역에 30~40분 정도 직접 방사선 치료를 진행하는 방법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10여명의 환자을 대상으로 수술 중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 결과 모든 환자들이 특이 합병증 없이 회복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 만성 췌장염·췌장 낭종 일을땐 지속 관찰

항암약물 방출 스텐트는 췌장암, 담도·담낭암 등으로 인해 담도가 막힌 환자의 담도를 넓히기 위해 스텐트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이동기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2005년 일반 스텐트에 항암제 방출 기능을 더한 스텐트를 업계 최초로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스텐트에서 항암제가 방출하면서 암의 국소 치료 및 스텐트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췌장암은 아직까지 수술 외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므로 예방 및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장성일 교수는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담배와 과도한 육류 섭취를 피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만성 췌장염이나 췌장 낭종이 있을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하고 고령에 갑자기 당뇨가 발생하거나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을 경우 췌장암에 대해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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