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4차산업혁명·무역전쟁 파고 속… JY 민간외교관 역할 톡톡

지난해 2월 출소 이후 6차례 정상급 회동
인도·UAE·베트남 등 이 부회장과 투자 논의
부시 전 대통령..텍사스 오스틴공장 인연
美-中 풍부한 인맥..민간 외교관 역할 부각
  • 등록 2019-05-24 오전 5:00:00

    수정 2019-05-24 오전 5:00:00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 인근 한 호텔에서 4년 만에 재회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지난 22일 방한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단독 회동하는 등 지난해 2월 출소 이후 해외 정상급 인사와 6번이나 만남이 이뤄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정상급 인사가 직접 나선 세일즈외교를 통해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와 스마트폰, TV 등에서 세계 1위인 삼성전자와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과의 만남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그동안 쌓아온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민간외교관 역할도 정치적으로 풀 수 없는 문제들의 실마리를 제시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투자 목마른 해외 정상급 인사…이재용 부회장 연이은 만남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지금까지 인도·아랍에미리트·베트남·미국 등의 정상급 인사를 6번 만났고 이 중 2번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핵심 사업의 생산시설을 둘러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부회장이 석방 이후 처음 해외 정상을 만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인도 국빈 방문했을 당시 현지 삼성전자 노이다 휴대전화 신공장 준공식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직접 안내하며 자리를 함께한 일이다. 이 부회장은 또 지난해 10월엔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총리 공관에서 면담하고 현지 사업 및 중장기 투자, 업체들과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올 들어서도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왕세제를 만나 5G(5세대 이동통신) 사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또 보름 뒤 모하메드 왕세제가 방한했을 때는 그의 요청에 따라 비(非)메모리 사업의 핵심 생산시설인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공장을 직접 안내하기도 했다. 같은달 인도 모디 총리가 국빈 방한했을 당시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오찬에 이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등 단 2명만 초청받기도 했다. 당시 모디 총디가 청와대 측에 “이 부회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이 부회장은 출장 일정을 바꿔 귀국해 오찬에 참석했다고 전해진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에 맞춰 한국을 찾은 부시 전 대통령도 1996년 텍사스주 지사 시절 삼성전자의 첫 해외 반도체 생산시설인 오스틴 공장을 유치한 것이 이번 이 부회장과의 만남의 계기로 알려지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삼성은 글로벌 기업이고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 여러 나라들이 자국에 투자 유치를 원한다”며 “이들 국가의 정상급 인사가 삼성과 거래나 계약 등을 할 때 회사를 대표하는 이 부회장이 직접 나와주길 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 전쟁 속 글로벌 네트워크 주목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민간외교관으로서의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의 만남에서 쌓아온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정치적으로 풀기 어려운 국내·외 문제들을 풀 수 있는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중 간 무역 전쟁 속에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민간 분야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부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물론 리커창 총리와도 친분을 쌓아왔고, 매년 4월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하며 중국 주요 정관계 인사들과 ‘관시(關係·관계)’를 맺어왔다. 또 지난해 5월에는 중국 선전을 찾아 왕추안푸 BYD 회장과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리이쥔 샤오미 회장, 션웨이 BBK(VIVO 모회사) CEO(최고경영자) 등 중국 IT·전자업계 리더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도 설 명절 연휴 기간 중국 시안으로 출장길에 올라 반도체 공장을 직접 점검하고 현지 고위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정·재계 고위 인사들과의 교류도 활발히 이어왔다. 이 부회장은 미국 아이다호 중부의 세계적인 리조트인 선밸리에서 매년 7월 열리는 ‘앨런앤드코 미디어 콘퍼런스’(선밸리 콘퍼런스)에 2002년부터 15년 연속 참석했다. ‘억만장자들의 여름 캠프’라고 불리는 이 행사에 이 부회장은 한국인으로 유일했다. 글로벌 리더들이 모여 여름 휴가를 즐기는 형식이지만 기업 M&A(인수합병)이 논의되거나, 경쟁사 간 갈등 해소의 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실제 이 부회장도 2014년 7월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해 삼성전자와 첨예한 특허 소송을 벌이던 애플의 팀 쿡 CEO와 만났다. 그리고 얼마 뒤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상호 간 소송을 취하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풍부한 글로벌 인맥을 가진 이 부회장은 정치권이 풀 수 없는 문제들을 민간 영역에서 돕고 기업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역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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