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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기자24시]‘그 의원실’에 가지 마세요

잦은 채용공고 낸 국회의원에 뒷말 나온 이유
'파리목숨' 보좌진, 면직예고제 도입 뒤늦게 논의
  • 등록 2020-11-22 오전 6:00:00

    수정 2020-11-22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채용 공고, 채용 공고… 21대는 ‘여기’인가요?”

지난 19일, 국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모 의원실의 채용공고를 본 누군가가 익명으로 SNS에 남긴 글의 일부입니다. 21대 국회 개원 이후 달에 한 번꼴로 채용공고가 올라오자 이같이 비꼬았습니다. 국회의원이 채용할 수 있는 보좌진은 법으로 한정돼 있습니다. 채용공고가 자주 올라온다는 것은 견디지 못할 만큼 업무강도가 강하거나 혹은 다른 이유로 그만두는 보좌진이 많아 구성원 교체가 빈번하다는 뜻입니다.

잦은 보좌진 교체는 국회의원의 평판에 악영향을 미치곤 합니다. “○○○ 의원실에 ○급 비서관이 잘렸다더라” “○○○ 의원실은 업무강도가 너무 강하다더라” “○○○은 이상한 일까지 시킨다더라” 등의 말이 삽시간에 돌곤 합니다. 앞서 익명의 누군가가 “21대는 여기”라고 쓴 것은 20대 이전 국회에도 그런 의원실이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그랬기도 합니다.

국회는 언뜻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기상천외한 소문이 많습니다. 취재진의 귀에 닿기도 합니다. 여당의 모 유력인사는 온화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보좌진에 필요이상으로 강압적으로 대하기로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유리로 된 무언가가 계속 깨진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았던 여당의 모 전 의원은 막내급 여성 보좌진만 꾸준히 교체돼 뒷말이 무성했습니다. 역시 원외 인사가 된 모 야당의원은 운영비를 아낀다며 보좌진을 시켜 이웃 의원실에 각종 비품을 구걸하게 해 보좌진들이 힘들어한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국회 의원회관은 300개의 의원실이 서로 마주하고 있기에 업무 환경이나 채용·면직 등의 정보가 매우 빠르게 퍼집니다. 보좌진의 ‘밥줄’과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잦은 채용공고를 올리는 의원실은 기피대상 일순위입니다. 국회의원이 자주 보좌진을 교체하거나 혹은 견디지 못할 정도로 업무 환경이 엉망이라고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별정직 공무원인 국회 보좌진은 비정규직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파리목숨’이라 더 민감합니다. 국회의원 말 한마디에 면직이 되는 게 보좌진의 현실입니다.

‘보좌관 물갈이’는 사실 빈번합니다. 의정 활동이 낯선 초선의원이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상임위원회가 바뀌어 전문성을 이유로 보좌진이 물갈이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다선 국회의원 중에는 특정 보좌관과 수년에서 십수 년을 함께 일하며 신뢰를 쌓은 경우도 많습니다. 모든 보좌진이 바라는 바이나 흔하진 않습니다.

보좌진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면직예고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행정부의 별정직공무원은 사전에 면직심사위원회의 의견을 듣고 면직대상자가 면직심사위원회에 출석해 의견 진술의 기회를 부여받기도 하나 보좌진은 이 같은 절차가 없습니다. 20대 국회에만 약 1600여 명의 보좌진이 면직됐습니다.

21대 국회 들어 면직예고제 도입 논의가 시작된 것은 환영할 만합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예고제도와 같이 보좌직원을 직권면직을 하려는 경우 30일 전에 예고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집권여당의 중진도 공동발의 34인에 이름을 더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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