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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월 1일 쿠데타 발발 후 100일 접어들어
아세안 폭력중단 합의 후에도 사상자 발생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미얀마 투쟁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지원해야
  • 등록 2021-05-05 오전 6:00:59

    수정 2021-05-05 오전 6:00:59

2021년 5월 2일 촬영된 AFPTV 영상에서 나온 이 화면은 시위대가 양곤에서 ‘글로벌 미얀마 봄 혁명의 날’ 군사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의 일환으로 플래시몹에 참가하면서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 - AFPTV / 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우리가 미얀마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일단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지지한다는 세 손가락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공유해주세요”

“그걸로 충분한가요?”

“충분합니다.”

최근 서울 중구 모 카페에서 만난 오의석 국토환경연구원 연구원과의 인터뷰에서의 문답이다.

①미얀마에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알려줘야

이유는 하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군부의 폭력에 놓여 있을 국민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라는 것이다. 세 손가락 사진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직설적인 응원의 메시지다.

정범래 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닮은꼴로 여겨지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들어 그 이유를 설명한다.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특공대가 투입되자 전라남도 도청을 지켰던 많은 이들이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도청을 떠났다고 합니다. 만약 광주가 외부와 고립되지 않았다면, 광주의 현실이 언론을 통해 제대로 보도되고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면, 이 상황은 180도 바뀌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은 국제사회가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진뿐만 아니다. 유튜브나 기사, 트위터의 댓글로 간단하게 ‘lll’(소문자 L 세 개)만 달아도 지지의 의미가 된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이 단기간 끝날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 이 순간만 불타오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상 속에서 미얀마에 관심을 놓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오 연구원은 같은 국제개발협력 활동가들과 연대해 ‘미얀마, 봄’이라는 아카이빙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한곳에 모아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미얀마, 봄 아카이빙 홈페이지 화면 캡처
②韓주재 미얀마人 3만명, 이들부터 관심 기울여야

미얀마 민주주의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금전적으로 지원하고 싶은 이도 있다. 다만 현재 미얀마는 군사 쿠데타 장기화로 외화 송금이 제한되면서 돈을 받는 것도, 밖으로 보내는 것도 어렵다.

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 역시 사태 초기만 하더라도 민주화 운동을 위한 자금을 지원했지만, 이마저도 막힌 상황이다. 당시 미얀마에서 자금책 역할을 맡아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는 이들을 지원했던 이들은 모두 수배령이 내려졌다. 미얀마와 태국 국경 사이에서 생필품 등을 지원하는 방식 역시 군부의 감시가 엄중해지면서 전달이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정 대표는 일단 우리나라에 있는 미얀마인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바다 건너 본국에 있는 미얀마인들을 당장 지원하는 것은 어렵지만, 적어도 한국에 있는 미얀마인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자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미얀마인들이 2만 9000여명(2019년 기준) 주재하고 있다. 유학생들은 본국에서 송금이 끊기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노동자들은 가족들의 생계자금을 부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정 대표는 “이후 송금이 정상화되면 이들이 부치는 자금은 미얀마 국민이 현지에서 군부에 대항할 수 있는 자금이 된다. 옛날 일제 강점기 시기 우리나라 이주노동자들이 송금한 독립자금과 비슷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지역의 이주민센터 등을 통한 지원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정 대표가 느끼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은 상상 이상이다. 매주 서울 성동구 주한 미얀마 대사관 무관부와 서울 중구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군부를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진다. 그때마다 슬그머니 나타나 커피나 빵 등을 사다 주며 시위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습에 위안과 힘을 얻는다는 전언이다. 일전에는 1억원을 무기명으로 투척하는 이도 있었다.

③NUGvs군부 정당성 투쟁 국면…외교적 지원해야


이를 좀 더 고도화시켜 ‘국민통합정부’(NUG)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정부 차원에서의 대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다음 과제다. NUG는 미얀마 민주진영 인사와 소수민족 무장단체 대표가 연합한 임시정부다. 미얀마 국민은 군부가 아닌 NUG를 미얀마의 공식 정부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4월 21일 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는 NUG를 미얀마 유일의 합법 정부로 인정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국회의원에게 전달했다. 이용선·이용빈·서영석·박영순·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와 서한을 받았다. 이들은 국제사회와 대한민국 국회가 앞으로 미얀마와의 교류와 지원사업을 대한민국 내의 미얀마 “민족통합정부 NUG 지부와 논의·협력해 줄 것 호소했다.

반면 지난 4월 24일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아세안 국가들이 쿠데타의 주역인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을 초청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폭력 중단과 건설적 대화, 아세안의 대화 중재, 인도적 지원 제공, 특사단 방문 등 사태 해결을 위한 5개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이 무색하게도 군부의 유혈진압에 의한 사상자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는 결국 미얀마의 민주화와 진정한 평화는 미얀마인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다. 우리의 노력이 NUG와 미얀마민주주의 투쟁을 지속하는 미얀마 국민에 대한 지원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천기홍 양곤대 세종학당 교수는 “아세안 국가들의 중재에 따른 재선거는 거의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며 “유엔(UN·국제연합)의 제재는 불가능하지만 중재자로 나선다면 미얀마 국민의 무고한 희생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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