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에 쫓기는 한국수출, 국가 차원 전략 마련해야

  • 등록 2021-12-09 오전 5:00:00

    수정 2021-12-09 오전 5:00:00

올해 한국 수출이 신기록 풍년을 맞았다.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월간 수출액이 600억달러를 넘었다. 10월에는 올들어 299일만에 무역액이 1조달러를 넘어 무역 1조달러 최단기 달성(종전 322일) 기록도 세웠다. 1~11월의 누적 수출액도 5838억달러에 달해 연간으로 종전 최대를 기록했던 2018년(6049억달러)을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겉은 화려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못하다. 중국이 예상보다 빠른 기술 자립화로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그제 발표한 ‘한·중 수교 30주년 무역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위 기술산업 분야에서 세계시장 수출경합도지수가 2011년 0.347에서 올해 0.390으로 높아졌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면서 세계시장에서 양국간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한국과 중국은 수출에서 상호 보완적 관계였으나 이제는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됐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국은 한국에서 부품을 사다가 조립해서 세계 시장에 파는 형태였기 때문에 중국의 수출이 늘면 한국도 수출이 늘어났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의 수출이 늘면 한국의 수출이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 수출의 주력인 자동차 분야에서 경쟁 심화가 두드러지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자동차 산업의 수출경합도지수는 지난 10년간 상승폭(0.139)이 중·고위 기술산업 전체 평균치(0.043)의 세 배를 넘었다. 양국간 무역에서도 중국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우리의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가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 수출은 올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절벽 위에 서있다. 11월 수출이 금액 기준으로 32.1%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하나 이는 원자재 값 상승에 따라 수출품 단가가 오르는 가격 효과에 기인한 부분이 크다. 물량 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 원자재 조달처 다변화도 시급한 과제다. 정부는 한국수출이 대중국 기술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전략 마련에 나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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