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이 마지막 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50분간 만나 대규모 대미투자 계획에 거듭 감사를 표시하고 지원을 다짐한 데서 목격했듯 이번 회담은 한국 기업들의 높아진 글로벌 위상을 생생히 보여줬다.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봉쇄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삼성(170억달러)현대차(105억달러)의 대미 투자는 각각 3000개와 80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안겨줄 전망이다. 첨단 기술 동맹을 강화해 미·중 패권 경쟁의 우위 확보에 기여하고 소득·고용 증대에도 앞장서 줄 이들에 미 정부도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우리 정부와 사회도 이제는 기업에 대한 시각과 대우를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법질서를 어기거나 부도덕한 행위를 일삼는 악덕 기업에 대한 단죄를 늦춰선 안 된다. 하지만 선입견과 악감정을 앞세워 기업 활동을 발목 잡거나 위축시키는 일이 반복된다면 이는 나라 경제에도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최고 25%에 이르는 법인세율 인하 및 노동개혁 등 투자 환경 개선에 발벗고 나서야 하지만 민간도 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와 함께 반기업 정서 완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