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배우' 신하균, 그와의 순도 100% 내면 인터뷰

  • 등록 2008-01-29 오후 12:16:11

    수정 2008-01-29 오후 1:48:17

▲ 신하균(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신하균(35)은 배우다. 연극으로 데뷔했고 지금까지 약 20편에 가까운 영화에 주연과 조연, 단역 등 비중을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공중파 미니시리즈에서 주인공을 맡기도 했고 한 때는 대작 뮤직비디오에서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연예인'이라는 수식어는 거리가 멀다. 본인 스스로도 대중들의 인기와 관심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라 불리기를 꺼려한다. 대중들의 관심에 오히려 부담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영화 팬들이 적지 않다. 왜 영화 팬들은 신하균의 행보에 절로 관심을 갖게 되는 걸까?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공동경비구역 JSA’와 ‘웰컴 투 동막골’이라는 흥행영화도 있고 ‘복수는 나의 것’이나 ‘지구를 지켜라’처럼 영화 전문가들 사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흥행에 실패한 작품도 있다. 한편 ‘서프라이즈’ 내지 ‘화성으로 간 사나이’같은 상업성이 전제된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해 이요원, 김희선 등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 "인기 연연 않고 묵묵히 내 길을 간다"

지난 1998년 장진 감독의 영화 ‘기막힌 사내들’로 영화에 출연 한 이후 ·최근 개봉을 앞둔 ‘더 게임’까지 신하균의 출연작은 또래 누구보다 다양하고 폭 넓다. 배우 외에 다른 것에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아온 결과다. 그런 신하균이기에 영화 팬들과 감독들은 신뢰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배우로의 한 길만을 걸어온 삼십대 중반의 배우가 과연 몇이나 될까. 

신하균이 2006년 개봉한 ‘예의없는 것들’ 이후 1년 반 만에 선보인 영화는 윤인호 감독의 ‘더 게임’이다. 젊지만 가난한 화가가 노욕에 물든 재벌과의 내기를 통해 신체를 강탈당한다는 것이 작품의 줄거리. 신하균은 아버지 연배의 변희봉과 함께 영화의 투 톱을 맡아 1인 2역 연기를 펼쳤다.
 
‘더 게임’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신하균은 새로운 연기에 도전했다는 설렘으로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으로 질문에 답을 이었다. 어느 때는 배우와의 인터뷰가 아니라 마치 동네의 친한 형과 소소한 잡담을 나누는 것처럼 부담이 없기도 했다. 
 
▲ 신하균(사진=김정욱 기자)



예컨대 이런 식이었다. 평소 여유가 있는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 신하균은 “동네 마트에 가서 막걸리도 사오고 혹은 자전거 타고 중랑천을 따라 한강에도 가고 도봉산에도 다녀온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내 그 일상의 구체적인 모습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막걸리의 상표가 어떤 것 인지부터 중랑천의 자전거 코스와 도봉산의 등산 코스 등에 대한 묘사가 이어졌다. 

◇ "평범해요, 알아보시는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숱한 영화로 얼굴이 알려진 배우가 그렇게 편히 돌아다닐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평상시에 모자 눌러쓰고 다니면 알아보시는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굉장히 평범한 얼굴이라서요.”
 
신하균은 대학로에 모임이 있어 외출을 할 때도 대중교통 수단을 애용한다고 덧붙였다. 놀라는 표정을 지어보이자 빙긋 웃으며 “제가 워낙 평범해서요”라고 재차 강조했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배우 신하균의 연기관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마치 동네 아는 형 같았던 신하균은 어느새 다른 사람으로 돌변, 자못 진지한 자세로 말을 이었다. 먼저 신하균이 지향하는 연기 세계가 궁금했다.

“뭐랄까 단순히 슬프다 기쁘다 한 가지만 들어있는 표정이나 연기가 아닌 슬퍼 보이면서도 우스꽝스럽고 혹은 즐거워 보이면서도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모습. 그런 상황을 복합적으로 드러내는 연기를 하면 더 바랄 게 없지요. 그래서 그 캐릭터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는 입체적인 느낌을 관객들에게 전해드린다면 배우로서 참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신하균이 느끼는 배우란 어떤 직업일까?
 
“원론적인 이야기고 반복되는 말씀이지만 일단 배우로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은 인간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인간에 대해 질문하고, 또 탐구해야 합니다.”
 
신하균이 ‘더 게임’을 선택한 이유도 영화 속 인물들이 한국영화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욕망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죽음마저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인간의 노욕을 다룬 대본을 보고 신하균은 인간에 대해 또 다른 질문을 해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 "내향적이지만 감수성은 풍부..."

평소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성격이라는 신하균. 그런 그가 대중을 상대로 다른 사람의 삶을 표현해내는 배우가 된 계기가 궁금했다.
 
“사실 어떤 계기가 있어서 배우를 시작한 건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은 네가 정말 영화배우 신하균 맞느냐고 물어보기도 해요.”
 
신하균은 자신의 출연작 마다 한 번은 보여줬던 특유의 싱긋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세상을 살다보면 말로는 표현이 되지 않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성격이 내향적이라고 해서 느끼는 것까지 적은 것은 아니니까요. 그 말로 표현되지 않는 것들을 어떻게 표현해낼까. 그러다보니 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말을 마친 신하균은 다시 동네 형처럼 친근한 표정으로 “날씨 풀리면 또 산에 가야겠다”면서 도봉산의 여러 등산 코스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산에 오를 것처럼 들뜬 표정을 하고 말이다. 
▲ 신하균(사진=김정욱 기자)



▶ 관련기사 ◀
☞신하균 “변희봉 선생님 열정 존경스러워”
☞신하균 “인터뷰도 할수록 실력이 느네요”
☞[포토]변희봉 신하균 주연 영화 '더 게임' 제작보고회 열려
☞[포토]신하균-변희봉, '내 안에 너 있다'
☞[포토]한국형 '페이스 오프', 신하균 변희봉 주연 '더 게임'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