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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의 임훈은 2004년 2차지명 35번으로 SK에 지명됐다. 고교시절에는 사이클링 히트도 기록하는 등 나름대로 이름을 날렸지만 프로에 와서는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데뷔 첫 해인 2004년 1군에서 10경기에 출전해 10타수 2안타를 기록했을 뿐 그 이후 기회를 전혀 얻지 못했다.
좀처럼 야구로 풀리지 않자 임훈은 결국 2007년 군입대를 결심했다. 상무나 경찰청 야구단이 아닌 육군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야구선수에게 2년의 현역복무 기간은 치명적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임훈의 경우는 앞서 상무 입대를 추진하면서 1년을 그냥 날리다시피까지 했다.
지난 해 6월 제대한 임훈은 마지막이라는 심경으로 SK 신고선수로 다시 등록했다. 특히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캠프에서 김성근 감독의 눈에 띈 임훈은 시즌 초반 주전들의 부상으로 운좋게 찾아온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23일 문학 롯데전에선 3루타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리며 7년 무명 설움을 한번에 날리기도 했다.
29일 광주 KIA전에서도 임훈의 진가는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9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장한 임훈은 3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호투하던 상대 선발 전태현과 끈질긴 승부를 벌인 끝에 볼넷을 얻었다. 이날 SK의 첫 출루였다.
1루에 나간 임훈은 곧바로 2루를 훔쳐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임훈의 베이스러닝에 흔들리기 시작한 전태현은 곧바로 박재상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허용했고 임훈은 그 사이 팀에 첫 득점을 선물했다. 또한 2-0으로 앞선 9회초에는 우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기도 했다.
손목힘이 뛰어나고 배트스피드가 좋아 '제2의 김재현'으로 기대를 모으는 임훈은 "군복무를 하면서 운동할 여건은 안됐지만 마음가짐이 중요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라며 "이제 자주 경기에 나가다보니 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겠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 기회를 누구나 살리는 것은 아니다. 임훈은 7년 무명의 설움을 씻고 올해 찾아온 기회를 멋지게 살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