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최다골 경신한 손흥민, 이제는 차붐도 넘는다

  • 등록 2015-02-15 오후 1:34:57

    수정 2015-02-15 오후 1:34:57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이 볼프스부르크와의 리그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뒤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3·레버쿠젠)이 화끈한 해트트릭으로 독일 분데스리가를 뒤흔들었다.

손흥민은 15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볼프스부르크와의 2014~2015 독일 분데스리가 21라운드 홈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는 괴력을 뽐냈다.

손흥민의 해트트릭은 극적이면서 놀라웠다. 전반까지 레버쿠젠은 0-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런데 후반전 들어 손흥민의 원맨쇼가 펼쳐졌다.

손흥민은 후반 12분 팀동료 카림 벨라라비가 찬 슛이 볼프스부르크 골키퍼 디에고 베날리오의 손을 맞고 굴절되자 이를 문전에서 잡아 골문 안에 집어넣었다. 이어 불과 5분 뒤 키리아코스 파파도풀로스의 크로스를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볼프스부르크는 손흥민의 2번째 골을 나온지 불과 1분 만인 후반 18분 바스 도스트의 득점으로 4-2로 달아났다. 하지만 손흥민은 후반 22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손흥민의 불꽃 활약 덕분에 0-3으로 뒤지던 레버쿠젠은 3-4까지 추격했다.

벨라라비의 추가골로 4-4 동점을 만든 레버쿠젠은 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허용해 4-5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양팀 합쳐 9골이나 터진 엄청난 난타전에서 손흥민은 단연 주인공이었다.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달성한 것은 2013년 10월 10일 함부르크와의 경기 이후 두 번째다.

이날 3골을 추가하면서 시즌 득점을 14골로 늘린 손흥민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지금까지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은 2012~2013시즌과 2013~2014시즌에 기록한 12골이었다.

이번 시즌 전반기에만 11골을 터뜨렸던 손흥민은 지난달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3골을 기록하며 후반기 시즌 대활약을 예고했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손흥민이 과연 한국 축구의 레전드이자 분데스리가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차범근(62)의 대기록을 넘어설 것인가에 쏠린다. 차범근은 1985-1986시즌 레버쿠젠에서 활약할 당시 정규리그에서 17골, 포칼에서 2골을 넣으며 19골이나 터뜨린 바 있다.

이 기록은 한국 선수가 분데스리가는 물론 유럽리그에서 세운 최다 득점 기록이다. 그전까지는 감히 도전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곳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제 손흥민이 그 고지를 향해 성큼성큼 올라가고 있다.

손흥민이 앞으로 5골을 더 넣으면 차범근의 대기록과 어깨를 나란히하게 된다. 손흥민은 올시즌 28경기(정규리그 18경기, 컵대회 2경기, UEFA챔피언스리그 8경기)에서 14골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에게 남은 경기는 정규리그 13경기와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경기 등 최소 15경기다. 지금 페이스만 그대로 유지한다면 차범근의 19골을 넘어 20골 돌파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편, 손흥민의 맹활약에 현지언론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손흥민에게 최고 평점인 1점을 줬다. 빌트의 평점은 낮을 수록 좋은 평가다. 같은 팀 선수 가운데 8명이나 평점 5점으로 혹평을 받은 것과 대조되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해트트릭 활약에도 불구, 팀이 패한 아쉬움 때문에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팀이 져 매우 아쉽다”라며 “전반 열세를 후반에 잘 따라잡았고 경기 내용도 좋았다. 하지만 이렇게 마지막 순간에 골을 내주고 패한다면 패배의 고통만 남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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