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를 뒤흔드는 '165cm 작은 거인' 김선빈

  • 등록 2017-08-22 오전 8:28:38

    수정 2017-08-22 오전 8:28:38

‘꿈의 4할 타율’에 도전하는 KIA의 ‘작은 거인’ 김선빈.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작은 거인’ 김선빈(28·KIA)이 KBO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단순히 깜짝 돌풍을 넘어 프로야구 역사를 다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김선빈은 21일 현재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타율 3할8푼7리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인 같은 팀의 최형우(KIA·3할6푼7리)에 2푼이나 앞서있다. 타율 면에서 단연 독보적인 모습이다.

김선빈은 4월에 3할4푼9리로 기분좋게 출발했다. 5월에도 3할9푼1리의 고타율을 유지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즌 초반 반짝 활약처럼 보였다. 그런데 한 번 불붙은 방망이는 좀처럼 식을줄 몰랐다. 오히려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6월에는 무려 4할1푼9리를 기록하며 처음 4할대 월간 타율을 돌파했다. 7월에 3할6푼1리로 잠시 주춤(?)했지만 8월 9경기에서 무려 4할8푼3리를 몰아치면서 타율을 3할8푼대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워낙 상승세가 뚜렷하다보니 ‘꿈의 4할 타율’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두산전에서 4타수 3안타를 친 뒤에는 시즌 타율을 3할9푼2리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2경기에서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3할8푼대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KBO리그 역사상 4할 타율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백인천(MBC)이 유일하다. 당시 백인천은 현재 프로야구의 절반인 72경기에서 4할1푼2리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장효조(1987년.3할8푼7리),이종범(1994년·3할9푼3리), 에릭 테임즈(2015년. 3할8푼1리) 등 쟁쟁한 타자들이 4할에 도전했지만 문턱에서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김선빈도 역시 4할은 올려보기 힘든 수치다. 남은 경기 등을 감안할때 앞으로 4할4~5푼대 타율을 꾸준히 유지해야 가능하다. 시즌 막판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다는 점과 대기록이 주는 부담감 등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

하지만 4할을 넘지 못하더라도 김선빈은 KBO리그의 많은 역사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 일단 ‘타이거즈 레전드’ 이종범이 보유한 역대 유격수 최고 타율(3할9푼3리)은 충분히 도전 가능하다.

유격수 타격왕이 탄생하는 것 자체가 사건이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는 타격왕에 오르기가 쉽지 않다. 만약 김선빈이 타격왕에 오르면 이종범 이후 23년 만에 유격수 타격왕에 등극한다.

여기에 역대 최단신 타격왕도 노려볼만 하다. 지금까지 프로야구 타격왕 가운데 170cm 이하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165cm에 불과한 김선빈이 타격왕이 된다면 그것 자체가 새로운 역사가 된다.

사상 최초 9번타자 타격왕도 주목할 기록이다. 김선빈은 올시즌 388타석 가운데 9번타자로 가장 많은 210타석에 들어섰다. 9번타자로 등장했을때 타율은 무려 4할5리에 이른다.

더욱 놀라운 것은 10년 차인 김선빈의 올시즌 연봉이 8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한때 김선빈도 억대 연봉을 자랑했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에 군복무까지 겹치면서 연봉이 크게 내려왔다. 지금 같은 활약이라면 연봉이 몇 배로 오를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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