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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억 기부한 김구 후손에 '세금폭탄'…"기부 막는 법부터 바꿔야"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외 기부시 증여세 부과
2014년 연말정산 세액공제로 변경하면서 세제혜택 줄여
韓 GDP 대비 기부금 비중, OECD 하위권
기부 개념 확대하고 모금기관 투명성 높여야
  • 등록 2020-04-24 오전 12:00:00

    수정 2020-04-24 오전 7:25:58

[이데일리 조해영 정병묵 기자]백범(白凡) 김구 선생의 후손인 고(故)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이 42억원을 해외 대학들에 기부했다가 후손들이 뒤늦게 세금폭탄을 맞은 사건은 우리나라 기부제도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당시 국세청은 김 전 총장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부했다며 상속세와 증여세 명목으로 후손들에게 27억원 상당의 세금을 부과했다.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이 1939년 중국 충칭에서 김구 선생(가운데), 형 김인 씨(왼쪽)와 함께 한 모습 사진제공=공군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학교 등 비영리법인이라고 하더라도 해외 기관이나 단체에 자산을 증여할 경우 해당 기관과 증여자가 연대해 증여세를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기부를 위장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2014년 세법을 개정하면서 연말정산을 소득공제를 세액공제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고소득 고액기부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축소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정·청이 고소득자에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은 ‘자발적’ 기부를 통해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이를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제도와 시스템 정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 자선단체인 영국자선지원재단(CAF)의 2018년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국 146개국 중 60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가운데선 21위에 그친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부금액이 0.81%로 미국(2.08%)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모금 기관들은 기부문화가 정착하기 위해 ‘기부’로 인정하는 범위를 확대하고 관련 혜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기부 시스템과 문화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현재는 정기기부자를 일반적 기부로 분류해 15% 수준의 세제 혜택을 주는데 정치 기부나 고액 기부처럼 이를 30%까지 확대하는 등 다양한 ‘당근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모금 기관들이 기부금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세법 개정을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기부단체는 국세청에 운영 현황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한국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나 연말연시에 기부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상시적인 기부문화 확립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가 모금 기관이 설립 목적에 따라 잘 운영되고 있는지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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