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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디지털 중심으로 금융서비스를 잇따라 전환하면서 영업점 축소와 감원은 필수가 됐다. 시중은행들은 상시로 명예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수백명 신입사원 공개 채용도 옛말이 됐다. 시중은행들은 경력직 IT 개발 직원은 뽑고 있지만, 신입 행원은 별도로 뽑고 있지 않다.
NH농협은행은 반대로 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340명 규모의 신입행원 공개채용을 했다. 권준학 행장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인위적인 감원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왜일까. 농협은행이 지역 사회에 갖는 공공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자칫 점포 수를 무리하게 줄였다가 지역 주민들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 불편함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권 행장은 “농협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지역사회에 대한 공공성이 높고, 농촌지역 내 점포가 많다는 특수성이 있다”면서 “이로 인해 현재 인위적인 인력 축소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농협은행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시중은행과 달리 비수도권 지역에 다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농업인과 고령층 등 금융 취약 계층 비중이 높다. 공공출장소를 제외하면 다른 은행 대비 점포 수도 많지 않다.
최근 3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인력 감소폭도 시중은행과 비교해보면 적은 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씨티은행)의 직원 수는 4.8%(6만9432 → 6만6112명) 감소했다. 반면 농협은행 직원 수는 같은 기간 1.6%(1만6305 → 1만6046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농협은행이 인위적인 감원과 점포 축소를 하지 않는 데는 농협은행이 갖고 있는 지배구조의 특수성도 있다. 외국인을 포함한 다수의 주주들이 있는 시중은행들과 달리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실적을 돋보이려고 무리한 경영 효율화를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다만 권 행장은 “재개발 및 지역공동화 등 부득이한 경우에 한해 인근 점포의 규모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경우에도 고령고객 등 금융취약계층의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체수단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1963년 경기도 평택생 △평택고, 경희대 지리학과 △1989년 농협 입사 △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 △2021년 1월 농협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