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자급률 뚝뚝"..기후변화에 밥상이 위험하다

<기후변화로 농작물 지도가 바뀐다>
한국 식량자급률 45.8%로 2015년 이후 하락 추세
기후변화로 국제적 생산량 줄어들면 직격탄
쌀 자급률 높지만 기후변화로 80년 후엔 생산량 25% 감소
  • 등록 2021-07-30 오전 6:00:00

    수정 2021-07-30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식량 수출 1위인 미국의 올해 봄 밀 수확량은 전년동기대비 41% 급감했다. 이는 33년만에 최저치다. 올 한해 밀 공급량이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폭염과 가뭄 등 이상기후로 지난달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하는 국제 밀 가격은 이미 전년보다 40%가량 상승했다. 남미의 가뭄과 호주의 한파 등 세계적으로 나타난 이상기후로 밀뿐 아니라 옥수수 가격도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올랐고 콩은 70%나 상승했다.

전세계를 덮치고 있는 기후변화는 재앙에 가까운 수준이다. 식량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로선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019년 기준 45.8%로 전반적인 하향추세다. 10년 전인 2009년 56.2%에 비해서 10.4%포인트나 낮아졌다. 같은 기간 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률도 29.6%에서 21.0%로 8.6%포인트나 떨어졌다. 주요 곡물인 콩, 밀, 옥수수 등은 각각 26.7%, 0.7%, 3.5% 등으로 92.1% 수준인 쌀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안보 위기는 고스란히 밥상물가로 이어지고 있다. 농심, 오뚜기 등 라면업계가 ‘국민음식’인 라면 가격을 일제히 인상키로 한 것도 밀 생산량 감소에 따른 결과다. 그나마 쌀의 자급률은 9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후변화 위기에 안전하지 않다. 실제 기상청이 지난해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될 경우 21세기 말 한반도의 기후는 아열대성으로 변하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농수산물 상당수가 생산이 불가능해지거나 생산량이 확 줄게 된다.

환경부는 오는 2100년까지 벼는 25% 이상, 옥수수는 10~20%, 여름감자는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미 고랭지 배추와 무 재배 면적은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절반으로 축소됐다. 과수 재배지도 점차 북상하면서 사과, 배, 포도 등의 재배지역은 줄어들고 감귤과 망고 등 아열대성 과일의 재배지는 늘어났다.

여기에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팬데믹은 또다른 위협 요인이다.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자국 내 수급 안정을 이유로 곡물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자 중국은 자국 내 수급을 우려해 9개월 치 식량을 미리 수입하면서 곡물 가격은 지난해 6월을 시작해 지난달까지 매달 상승세를 이어왔다.

전문가들은 식량안보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자급률이 낮은 기초 곡물에 대한 국내 생산을 확대하고 비축물량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여러 국가로 수입선을 다변화한 싱가포르와 같이 다양한 공급망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국승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측본부장은 “지금은 국제곡물 가격이 올라도 물량이 충분해 살 수는 있지만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전세계 작황이 차질을 빚게 되면 국내 자급률이 낮은 밀·콩 등은 확보하기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관련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며 “여름철 폭염뿐 아니라 겨울철 한파에 따른 농작물 냉해 피해 등을 예방하기 위해 재배 관련 연구개발(R&D) 등 중장기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짚었다.

■식량자급률=한 나라의 식량 총소비량 중 국내생산으로 공급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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