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광복회장의 자가당착과 청와대의 방조

  • 등록 2021-08-17 오전 5:30:00

    수정 2021-08-17 오전 5:30: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촛불혁명으로 친일에 뿌리를 둔 정권은 무너졌으나 친일반민족 기득권은 철의 카르텔을 유지하고 있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광복절 기념사를 놓고 16일 왈가왈부가 이어지고 있다. 보수진영 전체를 ‘친일’이자 ‘반민족 기득권’으로 규정한데다 청와대 역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 포함된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사실상 방조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전날 광복절 기념식에서 “우리 국민은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친일 정권과 맞서 싸웠다”며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권을 ‘친일 정권’으로 규정했다. 직선제로 국민이 선출한 박근혜 전 정권도 여기에 포함했다.

이어 “친일파들은 대대로 떵떵거리며 살며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지금도 가난에 찌들어 살고 있다”며 보수진영 전체를 친일파로 규정했다. “대한민국이 민족 정통성 궤도에서 한동안 이탈했다”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기도 했다.

광복절 기념식을 진행한 청와대는 김 회장의 이날 발언의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여과하지 않았다. 올해 기념사는 코로나19 탓에 지난 13일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사전 녹화돼 상영됐다. 김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기념사 때도 이승만 전 대통령과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을 친일파로 몰아세으나 당시 청와대는 ‘관여한 바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김 회장의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준수해야할 광복회장이 선을 넘은 것으로 본다. 친일청산 주장은 이해하나 국가보훈처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광복회 회장이 대통령까지 참석한 공식 행사장에서 지나친 정치적 편향성을 보인 것은 금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에 “그의 논리대로라면 박정희 공화당, 전두환 민정당을 고루 거친 친일파 중의 악질 친일파가 세상에 광복회장까지 해먹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김 회장은 과거 공화당 공채로 정치에 입문한 뒤 민정당에서 일하기도 했다. 내로남불이 따로 없는 자기당착인 셈이다.

김원웅 광복회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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