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이 광복절 기념사를 놓고 16일 왈가왈부가 이어지고 있다. 보수진영 전체를 ‘친일’이자 ‘반민족 기득권’으로 규정한데다 청와대 역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 포함된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사실상 방조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전날 광복절 기념식에서 “우리 국민은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친일 정권과 맞서 싸웠다”며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권을 ‘친일 정권’으로 규정했다. 직선제로 국민이 선출한 박근혜 전 정권도 여기에 포함했다.
광복절 기념식을 진행한 청와대는 김 회장의 이날 발언의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여과하지 않았다. 올해 기념사는 코로나19 탓에 지난 13일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사전 녹화돼 상영됐다. 김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기념사 때도 이승만 전 대통령과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을 친일파로 몰아세으나 당시 청와대는 ‘관여한 바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에 “그의 논리대로라면 박정희 공화당, 전두환 민정당을 고루 거친 친일파 중의 악질 친일파가 세상에 광복회장까지 해먹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김 회장은 과거 공화당 공채로 정치에 입문한 뒤 민정당에서 일하기도 했다. 내로남불이 따로 없는 자기당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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