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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기소 '0건' 空수처…부실수사·사찰 논란으로 폐지론까지[공수처1년]

'검찰 개혁 아이콘' 집중 조명 받으며 출범…1년 만 존폐론 대두
대선 이후 재논의 불가피…"정권 비리 잡는 성과 냈어야"
논란만 양산…인지 수사·구속·기소 전무
무차별 통신조회 민간인 사찰 비화…尹에 집착하다 수모만
  • 등록 2022-01-21 오전 5:30:00

    수정 2022-01-21 오전 5:30:00

(그래프=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2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1년을 맞았지만 1주년 기념식도 비공개로 치를 만큼 위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검찰 개혁의 아이콘으로 집중 조명을 받으며 호기롭게 출범한 공수처는 출범 1년 만에 존폐론까지 대두되는 상황으로 전락했다. 이에 지난 1년 간 존재 의미를 보여 주지 못한 공수처가 대선 이후 동력이 상실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 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수처 쓸쓸한 첫돌…논란만 거듭·과로 점철된 1년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21일 오후 2시 출범 1주년 기념 행사를 외부 인사 초청 없이 처·차장 등 구성원 28명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1월 21일 당시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외부 인사들 및 취재진들이 참석해 현판 제막식까지 진행했던 것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문재인 정부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출범한 공수처엔 사실상 그 존재 가치를 입증할 1년여의 시간밖에 허락되지 않았다. 오는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는 검찰 개혁의 상징이기 때문에 과거 검찰의 선별적 수사 행태나 정치적인 입김 등을 과감히 차단하고 새로운 수사의 모습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의미라도 성과를 분명히 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뀌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공수처 문제를 새로 논의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런 상황을 고려했다면 공수처의 역사적인 의미나 동력을 생각하면서 정권의 비리라도 딱 잡아 성과를 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법조계는 공수처의 지난 1년을 돌아보면 공을 찾기란 쉽지 않다는 평가를 내린다. 반면 과는 지나치게 많아 ‘과로 점철된 1년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공수처는 출범 초기부터 좌충우돌 논란을 양산했다. 출범 직후인 지난 3월 이성윤 서울고검장 ‘황제 조사’ 논란부터 시작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집중 수사로 인한 정치 편향성 논란, 위법한 압수수색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선 주임검사인 여운국 공수처 차장이 “우리 공수처는 아마추어”라며 영장 발부를 읍소하는 웃지 못할 촌극까지 벌였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지난해 1월 21일 당시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왼쪽부터),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추미애 법무부장관,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초대 처장이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공수처 현판 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낙제점 성적표…통신조회 논란으로 폐지까지 걱정할 처지 놓여

이처럼 늘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정작 성과는 없었다. 1년 동안 인지 수사 0건, 구속·기소 0건이라는 낙제점의 참담한 성적표를 공수처는 받아들여야 했다.

공수처가 지난 1년 간 유일하게 수사를 마무리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의혹 사건도 말이 많았다. 공수처는 지난해 4월 해당 사건을 공수처의 1호 사건으로 선택했다. 검찰 권력 견제 등 공수처 설립 목적을 고려하면, 공수처법상 수사만 가능하고 기소는 할 수 없는 조 교육감 사건을 상징적 의미가 클 수 밖에 없는 1호 사건으로 택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를 두고 이 사건이 이미 감사원의 1차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 파악이 끝난 손쉬운 사건이었기 때문이었지 않겠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검찰은 지난달 공수처 의견대로 조 교육감을 기소하면서도 공수처가 적용한 세 가지 혐의 중 두 가지 혐의는 무혐의 처분한 뒤 한 가지 혐의를 포함한 사실상 새로운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공수처가 비판의 정점에 직면하며 폐지를 걱정해야 할 처지까지 놓이게 된 것은 무분별한 통신조회 논란 때문이었다. 공수처가 수사를 명분으로 언론인, 야당 정치인, 시민단체 인사, 일반인 등의 통신자료를 이동통신사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민간인 사찰 논란으로 비화했다. 공수처가 “과거 수사 관행을 깊은 성찰 없이 답습했다”며 사과했지만,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마저도 “저희들이 봐도 이러려고 (공수처를 만들려) 했던가라는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선 신중하게 선별 입건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공수처는 지난 1년 간 굉장히 많은 사건을 입건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관련 사건이다”며 “그렇다면 그 부분에서라도 성과를 냈어야 하는데 성과가 없었다는 것은 범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 사건을 너무 무리하게 입건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지금까지 24건(지난달 2일 기준)을 입건했다. 이 가운데 윤 후보 관련 사건만 4건이다. 하지만 윤 후보를 기초 조사도 없이 피의자로 입건부터 한 결과 수사 착수 130여 일이 지났지만 고발장 작성자조차 특정하지 못한 채 손 검사에 대한 3차례 영장 기각,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 압수수색 영장 취소 등의 수모만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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