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코로나 대출 또 만기 연장, 부실 언제까지 안고 갈건가

  • 등록 2022-09-29 오전 5:00:00

    수정 2022-09-29 오전 5:00:00

금융위원회가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시행해온 대출 만기연장과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를 재연장하기로 했다고 그제 발표했다. 금융위는 당초 만기연장 등의 조치를 예정대로 이달 말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정치권의 압력에 또 다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금융의 자율 기능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잠재 부실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재연장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금융당국이 자영업자 등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4월이다. 당시에는 코로나19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감이 워낙 커 음식점과 유흥업소 등의 손님이 10분의1 수준으로 격감했던 때다. 방역당국의 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휴·폐업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속출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자영업자 등에 대한 긴급 구호조치가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백신과 치료제가 공급되면서 코로나19 공포감이 사라지고 자영업자들도 정상 영업활동에 복귀했다. 비상조치가 평상시에까지 이어지면 긍정적 효과는 사라지고 역기능만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번 조치로 첫 시행부터 따지면 만기는 최장 5년 6개월 연장되고, 상환은 3년 6개월 유예된다. 만기연장과 상환유예된 여신(141조 7000억원)은 사실상 부실 여신임에도 통계상 정상 여신으로 잡힌다. 숨은 부실을 장기간 털어내지 못하게 막는 것은 금융업체의 여신심사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고물가와 고금리 등의 경제상황 악화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다. 올들어 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이 계속 늘고 있어 연쇄 부실화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금융당국은 그래서 상환능력이 부족한 차주의 대출금을 대폭 탕감해주는 새출발기금과 정상 여신이지만 고금리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에 대한 저금리대환 프로그램을 다음달부터 시행한다. 9월말 종료에 대비해 2중의 안전판을 도입했음에도 연장·유예 조치를 계속 끌고 가는 것은 불필요한 정책의 중복이다. 당장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더 큰 불씨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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