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작 김진우는 부상에 대한 부담을 여러차례 토로한 바 있다.
물론 투수의 경우 의학적으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상을 안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선동렬 삼성 감독도 현역 시절 원인 불명의 어깨 부상으로 한 시즌을 사실상 거른 적이 있다.
육체적인 부분 보다는 심리적 부분에서의 이상을 추측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진우의 아내 이향희씨는 이데일리 SPN과의 인터뷰서 "진우씨가 올시즌을 특별한 각오로 임했다. 그러나 뜻대로 풀리지 않자 더 많이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김진우가 슬럼프에 대한 이유를 부상에서 찾으려 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진우에게 필요했던 것은 정형외과 치료가 아닌 심리 치료였던 것은 아닐까.
프로진출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심리적 도움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채 내성이 생기기도 전에 치열한 경쟁사회에 발을 딛게 되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 얻게된 부와 명성. 그러나 파이가 크면 클수록 그걸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LG 등 몇몇 구단들이 심리치료에 대한 인식을 갖고 프로그램을 실행했던 적은 있지만 시스템은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사실상 감독이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까지 체크하고 관리해야 하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그러나 감독이 슈퍼맨이 아닌 이상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감독과 선수가 사안별로 따로 만나 흉금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너무도 이상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29일 임창용을 선발 등판(임창용은 지난주 선발과 불펜 포함 4차례나 등판했다)시키며 의미있는 말을 했다. "그렇게 많이 쓰는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그러나 임창용이 내 마음을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김진우의 경우 처럼 큰 사건이 잦은 것은 아니지만 밝혀지지 않은 자잘한 문제들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구단은 '단순사고'정도로 그때그때 입막음만 하고 있을 뿐이다.
김진우 사태는 비단 개인과 KIA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지금처럼 심리치료를 방치했다간 제2,제3의 사태가 계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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